전자우편(E메일)을 통해 악성 파일을 유포해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 응용프로그램의 모든 파일을 파괴하는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 「익스플로어 집」이 11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했다. 이 바이러스는 10일 오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24시간만에 이스라엘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으로 급속히 번진 것으로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안티바이러스업체 ㈜하우리와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익스플로어 집」 바이러스로 인해 엑셀 파일의 내용이 삭제되고 파일 크기가 0바이트로 바뀌면서 작업이 중단됐다는 내용의 신고가 이날 20여건 접수됐다. 피해를 입은 곳은 네트워크회사 H사, I잡지사, 대전 K대학 등이며 개인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원래 이름이「Win32_Worm.ExploreZip」인 「익스플로어 집」은 자기 복제기능을 갖고 스스로 다른 파일을 감염시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복제기능은 없지만 E메일 등 전달매체에 달라붙어 유포되는 「웜」형태의 바이러스다. 잠복기를 거친 뒤 서서히 증상을 일으키는 일반 바이러스와 달리 잠복기 없이 즉시 피해를 발생시켜 「트로이 목마」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린다.
금년초 발생한「멜리사」바이러스는 E메일 리스트에 등록된 50명에게만 유포되지만 「익스플로어 집」은 주소록에 등록된 모든 네티즌들에게 자동으로 메일을 보내기 때문에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우리의 권석철(權錫哲)사장은 『전자우편에 「zipped_files.exe」라는 파일이 첨부돼 있으면 절대로 열어보지 말아야 한다』며 『완전복구는 불가능하지만 백신프로그램으로 치료를 받으면 일부는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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