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10일 현재 1,160원대 붕괴의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수출이 또 다시 환율로 휘청이고 있다.달러약세는 올해 말까지 600억달러로 예상되는 외국인 직접투자와 50~6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 증시유입자금등 달러 공급초과에 따라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업계의 수출활력을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수준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250억달러로 책정된 무역흑자 목표액 중 약 40억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환율 여건이 불리해지면서 수출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노마진 수출을 감내하는 상황에 빠졌다.
연초 무역협회가 수출업체를 상대로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적정환율을 조사한 결과 산업용전자는 1,253원, 전자부품은 1,255원, 가정용전자 1,285원, 철강 1,279원, 일반기계 1,264원, 석유화학 1,237원, 플라스틱제품 1,230원, 타이어 1,246원, 섬유직물 1,271원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최근 원화가치는 당시 조사에서 1,140원을 적정환율로 잡았던 자동차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0원 내외 고평가돼 그만큼 채산성이 악화한 셈이다.
A 종합상사 M부장은 『전반적인 수출 적정환율은 달러당 1,200~1,250원 선』이라며 『환율하락세 속에서 상당수 수출업체들이 시장관리를 위한 출혈수출을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단 수출업체인 B 상사의 한 임원은 『원사가격이 연초에 비해 크게 오르고 선박운임도 대폭 인상됐지만 수출 단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원단 수출 마진율이 단가의 3~5%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환율하락만으로도 채산성을 맞추기가 불가능해 수출물량 확보는 포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감시용카메라, 통신기기등을 수출하고 있는 C사의 경우 최근 적자수출 상품의 일부에 대해 생산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여타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보완해주기 위해 구색상품으로 적자수출하던 통신기기 품목 중 일부를 솎아낼 방침』이라며 『현재 환율수준으로는 더 이상 적자수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품목은 엔화강세에 따른 원·엔 환율의 상대적 안정으로 아직 큰 피해를 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M부장은 『전체 수출품목 가운데 일본과 경합하는 상품의 비중은 40%선에 불과하다』며 『환율하락의 직격탄에 노출된 나머지 60%의 수출업종을 감안한 적극적 환율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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