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의 진위 여부가 국회에 의해 가려지게 된다. 국정조사가 규명해야 할 쟁점을 정리해 본다.◆진전부장 발언의 신빙성 검찰은 진전부장의 발언이 취중(醉中) 실언이라고 밝혔다. 검찰총장과의 고별식사 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신 뒤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다 과장 발언했다는 것. 진전부장은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발언내용도 기억력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이고도 일관된 것이었다. 검찰 주장대로 취중실언이면 해프닝에 그치게 된다.
◆파업유보 보고서의 실체 진전부장은 이준보(李俊甫)공안2과장에게 파업유보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이과장이 보고서를 보관중이라고 말했다. 이과장은 그러나 『그런 지시를 들은 적도, 그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폐공사 관련 보고서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수시로 만들어지고 폐기되며 종류도 10여가지가 넘는다. 보고서는 이번파문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물증이다.
◆검찰총장, 파업유보 보고받았나 진전부장은 『(파업유도를) 총장(김태정전장관)께 보고했더니 처음에는 잘 못알아 들으시더라』고 했다. 검찰은 『총장께 올린 보고서철을 모두 확인했으나「파업유도」라는 말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고, 기관장들은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메모만 읽거나 구두보고를 받는 경우도 많아 언뜻 신뢰하기 어렵다.
◆조폐창 통폐합 결정과정 조폐공사는 지난해 6월 옥천·경산조폐창 통합이 매년 58억여원의 손실을 초래한다며 반대의견 보고서를 기획예산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사측은 94년 산업경제연구원 용역보고를 통해 7가지 구조조정안중 조폐창 통폐합을 6순위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조폐창 통폐합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기획예산위의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고 하지만 공사측 태도변화의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조폐창 통폐합 갑작스런 변경 조폐공사 노조는 지난해 8월 기획예산위의 조폐창 통폐합안 등에 반발, 9월1일 파업에 돌입했다. 공사측은 즉시 직장폐쇄 조치했다. 이어 9월14일에는 노조부위원장이 직위해제됐다. 강경 대응으로 나오던 공사측은 9월24일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대신 10월2일 노사협상에서 조폐창 통폐합안을 내놓았다. 진전부장이 말한「파업유도」가 공사측 태도변화를 가리키는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게 국정조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전부장, 강희복사장 만났나 조폐공사 노조는 파업 고비고비마다 강사장이 수시로 서울로 갔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조사단은 『강사장이 지난해 12월 노조간부와 만나 조폐창 통폐합이 「나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다. 모두 위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교 선후배 사이인 진전부장과 강사장은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도 만났을 개연성은 인정하지만 만남이 곧「파업유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공안대책회의 논의내용 시민단체 조사단은 지난해 9월24일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10월2일 구조조정안을 내놓기 전인 9월18일 검찰 주도의 공안대책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검찰도 지난해 11월27일 노조원 사법처리 방침을 정한 공안대책회의 이전에 수차례 회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9월18일 을 전후한 공안대책회의 참석자와 발언·논의내용 등이 핫이슈가 될 수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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