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와의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유고내 강·온 정치세력들은 나토와의 군사협정 체결후 일제히 밀로셰비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사임압력을 가하고 있다. 주전론을 펴며 밀로셰비치를 도왔던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세르비아급진당조차 『무조건 항복 선언을 했다』며 그를 비난했고, 시민연맹당 등은 노골적으로 그의 사임을 요구했다.
나토의 일방적 공습을 11주나 감내했던 유고 국민들간에도 숱한 민간인 사망과 끊어진 다리및 도로, 파괴된 산업시설 등 「희생」에 비해 얻은 것이 없다는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 유고군이 코소보에서 철수, 성지를 외국 군대와 「혐오스러운」 알바니아인들에게 넘겨줬다는 허탈감도 엄청나다.
여기에다 밀로셰비치를 전범으로 기소한 국제사회는 『유고 스스로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전화 복구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동안 온갖 정치적 역정을 이겨내며 유고를 쥐락펴락했던 그는 이번에도 권좌를 지켜낼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우선 그는 『종전을 선택한 것은 희생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변하면서 나토에 대한 적대감을 더욱 조장할 전망이다. 유고의 관영 언론들은 『세르비아는 악랄한 나토에 의해 유린됐다』면서 『이렇게 어려울때 일수록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의 문턱에 다가가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서방측 예상이다. 연료·식량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유고 국민과 군부의 동요가 불가피하다는 것. 유고는 전쟁 발발후 군인과 공무원에게 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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