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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한쪽 방향으로 일시에 몰리는 '양떼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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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한쪽 방향으로 일시에 몰리는 '양떼효과'

입력
1999.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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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투기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나흘동안 「사상최대 폭등-사상최대 폭락-다시 사상최대 폭등」 기록을 번갈아 기록하며 하루에 50포인트이상을 오르내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10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때 10포인트이상 하락, 790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장중 내내 「사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한 증권전문가는 『전날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핵심블루칩들의 가격이 10% 가까이 떨어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회복됐다』고 말했다.

선물·옵션만기일인 탓에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청산물량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청산물량이 적었던데다 9월물 선물이 고평가되면서 프로그램매수물량이 매도물량을 압도했다. 이날 하룻동안 프로그램매도물량은 2,128억원이 나온 반면 프로그램매수는 4,335억원에 달했다(차익·비차익포함). 증권거래소는 『이날 하룻동안 총 546만주의 프로그램매수 잔고가 반대매매를 통해 청산됐으며 나머지 376만주는 9월물로 이월돼 주가상승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증시관계자들은 최근 주가가 사상 유례없는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주도권 장악으로 시장이 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정용만(鄭用晩)하나증권 주식선물팀장은 『기관들이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관리차원에서 주가가 조금만 떨어지면 주식을 더 내다팔아 현금보유비중을 높이는 반면, 주가가 올라갈 경우 반대로 주식매수를 가속화함에 따라 주가변동폭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한쪽 방향으로 일시에 몰리는 「양떼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주가변동 예측을 사실상 포기해야할 판』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10일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55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아 싼 값에 기관과 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주식을 갖다바친 꼴이 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단기 급등락에 뇌동하지 말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 중심으로 중장기투자하는 것만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준형기자 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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