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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배낭하나 메고 산천을… 백패킹 시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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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배낭하나 메고 산천을… 백패킹 시즌이 왔다

입력
1999.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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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줄기와 골짜기를 따라 발길 닿는대로 걸으며 우리 산천의 속살을 구경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쁨. 백패킹의 매력이다.백패킹(Back Packing)은 「등에 짐을 지고 다닌다」는 뜻으로, 강이나 계곡을 중심으로 한 오지를 문명의 이기 없이 도보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계곡에서 밤을 보내도 별로 춥지 않은 6월부터 9월까지가 백패킹의 적기.

멋진 풍경을 발견하면 쉬면서 맘껏 구경하고, 맑은 강물이 보이면 뛰어들어 물놀이 하고, 밤에는 텐트 치고 야영하는 등 일상의 규율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한마디로 자연주의 여행법이다.

백패킹을 하며 국내 오지 곳곳을 찾아다닌 이정일씨(55·승우여행사 대표)는 『깊은 오지에 들어 자연과 나 사이를 방해하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느낄 때, 백패킹의 마력에 걸려든다』고 말한다.

국내에 백패킹이 등장한 것은 5, 6년전으로 처음에는 「오지배낭여행」으로 불렸다. 산악인들이 여름철 동강이나 섬진강 유역의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오르내리면서 백패킹이 시작됐다.

백패킹은 유명관광지 위주의 정형화한 여행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체험여행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호응을 얻었고, 시원한 물내음과 함께 산행의 묘미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름철 진땀산행의 대안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많은 장비가 필요없다는 것도 백패킹의 장점. 나침반과 지도는 필수이지만 그외에는 일정과 코스에 따라 필요한 대로 챙기면 된다. 백패킹의 적기가 6월부터 9월까지이지만 장마철은 꼭 피해야 한다. 계곡을 중심으로 한 백패킹은 계곡물의 수량변화에 따라 치명적인 위험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가가 없어 반드시 계곡에 야영을 해야하는 코스라면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일기예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비가 시작된다 싶으면 재빨리 계곡에서 철수해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

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 그랜드캐년 코스를 한달간 도보로 돌아보는등 장거리 백패킹이 일반적. 그러나 국내에선 2박3일 코스면 넉넉하다. 하루 도보거리는13~20km 정도. 미지의 명소를 직접 찾아나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백패킹이지만, 초보자의 경우 여행사 상품을 통해 입문할 수 있다.

여행 가이드가 명소를 설명하며 코스를 안내해주고, 교통편과 숙식을 마련해준다. 여행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박2일의 경우 4만3,000원, 2박3일은 5만3,000원선이다. 요즘 백패킹 여행상품은 직장인, 동호회, 가족단위로도 즐겨 찾는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레저] 가볼만한 백패킹코스

◆인제 내린천 코스: 강원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서 홍천군 내면 광원리 마을까지 20㎞구간으로 1박2일 코스. 여울과 소가 연이어 펼쳐진 풍광이 압권이다.

◆울진 왕피천 계곡: 경북 영양군 송봉에서 시작해 울진군 구고동으로 이어지는 28㎞. 협곡에 굽이가 심해 3박4일을 잡아야 한다. 모래톱이 있는 마을 근처에서 야영이 가능하다. 동강과 더불어 백패킹 명소로 손꼽히는 곳.

◆조양강-동강 코스: 강원 정선군 광하리 조양강 하류인 보평에서 시작해 동강의 연포, 소사마을에 이르는 23㎞구간. 2박3일 코스. 경관이 좋고 강변에 넓은 자갈밭이 있어 야영에 적당하다.

◆정선 골지천-명주 대기리 코스: 골지천은 강원 정선군 여량에서 송천과 만나 조양강을 이루는 하천. 하류인 여량에서 임계면 봉산에 이르는 25㎞로 2박3일 혹은 3박4일 코스. 여량, 유천, 반천, 낙천, 봉산 등의 오지마을을 거치면서 펼쳐지는 산골풍경과 수려한 계곡을 만끽할 수 있다.

◆양양 가마소계곡: 오대산 동쪽에 자리잡은 비경지대로 곳곳에 오지마을 있는 곳. 15㎞의 원시림으로 절경을 이룬다.

◆인제 조경동계곡: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를 잇는 24㎞ 코스. 열목어가 사는 청정계곡으로 진동리 갈터분교에서 아침갈이까지의 7㎞ 구간이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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