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의 「파업 유도」 발언으로 국민의 시선이 조폐공사에 집중된 8일 오전10시 대전시청 2층 시장실. 강희복(姜熙復)조폐공사사장이 홍선기(洪善基)대전시장에게 대전시가 펼치고 있는 새주소 부여사업에 써달라며 10억원을 기탁했다.비슷한 시각 공사 노조사무실. 검찰의 파업 공작설과 관련, 긴급대책회의중이던 노조원들은 이 소식에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해 수많은 직원들이 일터를 떠났고 일부는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사장은 이런 고통과 30여억원의 체불임금을 외면한 채 열린음악회, 뮤직비디오, 기탁금 등 엉뚱한데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복장이 터질 노릇 아닙니까』
지난해 조폐공사 전직원의 3분의 1이 넘는 1,000여명이 퇴출됐다. 조폐창 통폐합으로 옥천창 직원 300여명은 이주대책도 없이 경산창으로 발령받아 객고(客苦)를 겪고 있다. 공권력 투입에 항의, 분신자살을 기도한 노조간부 등 7명이 구속되고 10명이 해고됐으며 700여명이 징계를 받았다.
『우리가 쏟아낸 피눈물이 공안당국과 강사장에게는 「공기업 구조조정의 모범작품」이 된 모양입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강사장은 올들어 「제2의 창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노사화합 선포식」을 하겠다며 무쟁의 서명을 받아냈다. 강사장은 또 지난달 27일 수억원이 드는 열린음악회를 개최하려다 내부반발이 있자 취소했다. 최근엔 모영화제작사에 4,000여만원을 주고 홍보용 뮤직비디오를 만든 뒤 역시 4,000여만원을 들여 현관의 초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수시로 상영하고 있다.(조폐공사는 국가보안시설이라 외부인 출입이 거의 없다)
조폐공사 노조는 9일 『진정한 노사화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강사장은 퇴진하라』고 요구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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