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은행이 들어왔다』주부 Y씨는 좀처럼 은행을 찾지 않는다. 은행거래를 중단한 것은 물론 아니다. 계좌이체 송금 대출이자납입 잔액조회등 대부분의 거래를 집에서, 그것도 「클릭」 한 두번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남편 월급이 나오려면 며칠 기다려야 하는데 30만원이 필요했다. 시골 집에서 급히 송금해 달라는 부탁이 왔기 때문이다. Y씨는 인터넷에 접속, 「현금서비스」항목을 클릭했다. 무인점포와 마찬가지로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치자 OK. 곧바로 「송금」을 클릭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그녀는 재테크 상담도 집에서 받는다. 여유 돈의 규모와 운용기간만 입력하면 어디다 맡기는 게 좋은지 금세 나온다. Y씨에게는 이제 PC가 은행이다.
7월부터 국민 기업 신한 조흥 주택 하나 한미 한빛 평화 광주은행과 농협등에서 「인터넷뱅킹」이 첫 선을 보인다. 인터넷만 알면 Y씨처럼 집안에 은행을 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사이버 은행이란 가정이나 회사에서 인터넷에 접속된 PC화면을 통해 각종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종전 폰뱅킹이나 PC뱅킹이 인터넷 환경으로 바뀐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수수료는 대개 무료지만 유료인 송금의 경우에도 PC뱅킹처럼 최고 300~400원을 넘지 않는다.
이용 서비스는 은행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계좌이체나 조회는 기본이다. 외환 신한 주택 은행등은 대출신청이나 재테크 상담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의 장점은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손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은행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여행 중에도 인터넷에 접속, 현지 전화요금정도만 내면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한빛·하나은행은 각각 삼성물산·한솔CSN과 제휴, 인터넷쇼핑시 자동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어서 쇼핑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이용하려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를 마련, 거래은행에 신청하면 된다.
은행들은 내달부터 보안을 위해 금융결제원(잠정)의 인증서와 중요정보를 암호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 거래은행의 인터넷에 접속하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인증서에는 비밀번호가 부여돼 거래시 이용된다.
현행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뱅킹 시행 전이라도 각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환율·금리·부동산 시세·복권당첨번호등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환율시세는 외환 신한 산업등 상당수 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다. 이중 외환은행은 「유학생광장」코너를 마련, 각종 유학정보와 환율할인(20%)쿠퐁을 제공하고 매달 방문자를 추첨해 사은품을 준다.
아파트분양정보나 주택가격 동향 등은 주택·기업은행이, 경매부동산 정보는 외환은행이 제공하고 있다. 주택복권 당첨번호는 주택은행, 월드컵복권은 외환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미은행에 접속하면 재테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년 후 1,000만원을 만들기 위해 매달 불입해야 할 월부금과 가장 적합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를 제시해 준다. 또한 재산상태와 자금마련 계획을 적어 E메일로 문의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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