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하락대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떨어지는 환율을 상승기조로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재료는 미국의 금리인상밖에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현재 원화환율은 「이중악재」에 휩싸여있다. 하나는 엔화가 강세(달러약세)기조를 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에 달러유동성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지난달만해도 달러당 130엔까지 예상됐던 엔화환율은 현재 119엔대로 내려가 있다. 일본경제기획청이 『바닥을 쳤다』는 공식분석을 내놓을 만큼 일본경제의 가시적 회복분위기는 엔화를 강세흐름으로 몰고가고 있다. 엔화강세는 곧 달러약세이고 이는 원화강세(원화환율하락)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파른 원화환율 하락의 보다 근본적 원인은 국내수급에 있다. 계속되는 경상수지흑자에,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및 대기업들의 연쇄적 외자유치성사로 자본수지마저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국내의 달러량은 「한도초과」상태다. 비록 정부가 성업공사를 통한 9억달러 시장매입 공기업 차입억제 민간기업의 외화부채조기상환유도등 환율하락방지대책을 내놓았지만
그저 「속도조절용」일 뿐 「방향반전용」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외환딜러는 『지금 상태를 그대로 둔다면 달러당 1,150원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1달러=1,200원」의 마지노선은 이미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달러량이 많은 만큼 환율이 내려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속도의 문제인데 지금의 하락속도는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들어오는 달러를 인위적으로 차단하지 않는 한 현 단계에서 환율하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내주중 금리인상경고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원화환율의 하락세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를 퍼내는 기왕의 정책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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