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총명한 아이를 낳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배는 언제부터 불러오고, 몸은 어떻게 변해갈까….작은 생명의 싹이 자신의 몸 안에서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으로 맞이하는 임신. 엄마가 되기 위해선 누구나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이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고 힘든 것이 또한 임신이다.
임신한 여성들이 갖는 불안과 궁금증을 풀어주고 정보교환과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전문 도서관이 국내 처음으로 탄생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토끼와 여우」(02-544-6762)는 임산부라면 누구나 반가워할만한 곳. 80여평 규모에 80여석의 열람석을 갖춘 이 도서관은 임신·출산·태교·육아 관련 도서와 비디오테이프, 음악CD 등을 완비, 임신하기 전 몸과 마음의 준비부터 임신 기간중 올바른 생활자세와 과학적인 태교법, 건강한 출산에 이르기까지 임신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임신 280일」「나의 출산」「신생아 키우기」등 관련 도서가 600권이 넘고, 임산부의 정서안정에 도움이 될만한 교양 시·소설책들도 두루 갖췄다. 도서관 한 쪽에 따로 설치된 시청각실에서는 피임이나 모유수유법 등을 알기 쉽게 소개한 비디오테이프 200여개와 「모차르트 이펙트」「바흐 이펙트」등 태교음악 CD 100여종을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고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검색도 가능하다. 개관 시간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9시∼오후5시. 이용료는 무료다. 다만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정회원 자격으로 시설을 이용하고 연대 간호학과 출신 간호사들로부터 정기상담도 받을 수 있다. 우연한 기회에 「토끼와 여우」 개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는 박하영(27·서울 강서구 화곡동·임신 7주)씨는 『임신초기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자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다 같은 처지에 있는 임산부들끼리 함께 모여 서로 정보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운영주체는 경영 컨설팅업체인 「플러스 커뮤니케이션」(대표 장우식·40). 장씨가 사비를 톡톡 털어 건물임대료는 물론, 각종기기와 자료까지 장만해 임산부 전용도서관을 열게 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간호사 출신인 아내(30)가 두번이나 유산한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 아내는 임신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첫아이를 인공유산으로 잃었고, 둘째마저도 택시의 난폭운전탓에 유산한 가슴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장씨는 『아내처럼 전문가라고 할만한 사람마저도 막상 임신을 하고 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임신과 출산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 나아가 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끼와 여우」는 개관기념으로 11일 오전 10시 조선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연대 간호대학 가정간호연구소와 함께 「제1회 열린 태교교실」을 연다. 이날 행사에선 연대 간호대학 장순복 교수가 태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주제로 강의하고 음악, 구연동화, 시낭송, 연극도 준비된다.(전화예약자만 참석가능) 또 14일부터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소개하는 무료 공개강좌를 4주동안 매주 월요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 열 계획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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