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오작동 엘리베이터 제조사서 배상해야"

차량 급발진 사고의 책임소재가 법정다툼으로 비화한 가운데 오작동 엘리베이터에 대해 제조물 하자가 추정된다며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조용무·趙容武부장판사)는 엘리베이터 오작동으로 사고를 당했다며 박모씨 가족이 H엘리베이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엘리베이터 제조사는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3년밖에 안된 승강기가 오작동했다는 것은 제조사의 부품결함 내지 하자이거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승강기가 설치·운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사고가 잦았는데도 불구하고 안전점검 등의 사고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도 있는 만큼 제조사는 박씨 가족에게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 관계자는 『원고측이 제조물 하자를 입증하진 못했으나 상식으로 볼 때 제조물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96년5월 서울 중랑구 상봉동 K아파트 승강기를 1층에서 탄 뒤 21층 버튼을 누르는 순간 승강기가 급하강했다 다시 2층까지 상승하는 바람에 다리가 승강기 외벽에 끼여 다치자 엘리베이터 제조·점검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