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세포안에는 수명시계가 있다. 그래서 오래 살아야 100년이다. 과학자들은 8년전 실험실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이 수명시계를 찾아냈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의 꼬리에 달린 띠(telomeres)가 짧아지면서 결국 재생능력을 잃고 만다는 것이다. 수명시계를 연장하는 길은 여자의 난자와 남자의 정자가 합쳐 새로운 세포가 되면서 시계를 새로 작동시키는 길뿐이라고 알려져 있다.■2년전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을 때 세계는 흥분했지만 과학자들은 돌리의 생명시계에 의문을 던졌다. 『돌리는 새끼 양인가, 어미 양인가?』 생식세포가 아니라 여섯살된 어미 양의 체세포인 유선(乳腺)세포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어미 양의 난자에 인공수정한 후 자궁 속에서 자란 생명의 내력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돌리는 나이보다 훨씬 빨리 늙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돌리를 복제한 로슬린연구소에서 나왔다. 즉 돌리는 지능은 어리고 몸은 노쇄한 「늙은 새끼」라는 것이다.
■돌리의 탄생이후 지난 2년간 우리는 한달이 멀다하고 전해지는 동물 복제실험 성공소식에 깜짝깜짝 놀랐다. 우리 나라만 해도 슈퍼젖소 영롱이가 복제되었고, 4배아의 인간복제수정란을 만들어 세계적 파장을 일으켰다. 동물복제는 인간복제로 이어진다는 전제아래 뜨거운 윤리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불임, 장기이식, 유전병치료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허나 복제동물의 수명시계가 모체의 남은 수명만을 살 수 있다면 생명공학 특히 동물복제는 여간 복잡미묘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불임 부부가 복제기술을 통해 아기를 낳는 행운을 얻어도 그들은 자기들과 비슷하게 죽을 아이를 키우게 되는 비극을 안게 된다. 생명의 청사진을 수정하는 생명공학자들은 원자력보다 더 위력적인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셈이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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