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음란사이트」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97년말 미국의 한 교포가 산타클라라에서 「asian101」이라는 상용 음란사이트를 처음 개설한 이래 한동안 주춤했던 「한글 음란사이트」가 최근들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 국내 법망을 피해 미국 호주 일본 등지에서 해외교포나 유학생 등에 의해 주로 개설되고 있으며 심지어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7일 현재 상용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한글 음란사이트는 모두 18개. 외국 웹호스팅 업체의 호스팅을 받는 경우가 주종을 이루며 포르노전용 ISP(서비스 제공자)를 이용하는 경우와 직접 서버를 갖고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상용서비스 등록을 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까지 합치면 9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글 음란사이트의 가장 큰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몰래카메라, 아동포르노, 사이버매춘 등 미국처럼 자유분방한 나라에서도 자국법으로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성」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 언어장벽때문에 국제적 감시망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한글과 영문 두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지만 한글서비스의 내용이 훨씬 더 「충격적」이다.
한글 음란사이트의 기업화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비록 지금은 영세성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조만간 기업화하는 상용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 사이트의 수요가 포르노 필름 공급을 창출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NSI(Network for Safe Internet)의 최승훈대표는 『몰래카메라, 셀프포르노의 유출, 부녀자 납치 등의 방법을 통한 포르노제작, 범죄조직과 한글 포르노 사이트 간의 협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통제방법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음란물에 대한 통제권은 해당 음란물이 저장돼 있는 서버가 위치한 나라에 있기 때문에 한글로 서비스돼 한국인들이 이용하더라도 해당 자료가 외국에 있는 경우 국내법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사법기관, 국내 민간 감시단체, 국외 민간감시단체, 국외 사법기관을 잇는 공동감시망을 구축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무조건 통제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성인사이트들이 회원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해야한다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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