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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SBS 주말극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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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SBS 주말극 '파도'

입력
1999.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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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에 대한 상실. 그 상실조차 느낄 새 없이 급변하고 있는 세상. 그 변화 속에선 이제는 사랑도 더이상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아니다. 단지 필요에 의해 만들어내는 일회용 감정의 허상일 뿐. 그러나 여전히 사랑은 우리의 존재의미라고,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갈구하는 외침이 있다. SBS 주말극「파도」는 변화 속에 상실된 소중한 것들에 대한 복원을 꾀하고 있다.6일 14회를 방영한 「파도」는 잊혀져가는 사랑의 원형들을 불러들여 이해득실에 따라 기계로 제조하듯 만들어내는 「사랑유사품」을 거부한다.

어머니의 불륜과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유년의 기억을 안고사는 윤숙(이영애)과 이러한 그녀의 기억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준(이재룡). 두사람은 세월의 흐름도 부에 대한 유혹도 사회의 편견도 사랑의 진정성으로 헤쳐 나가고 있다.

어머니의 질기고 질긴 자식사랑도 있다. 남편을 뒷산에 묻고 세자식을 홀로 키우며 사는 어머니(김영애)의 모습은 자식들이 언제든지 돌아가 편안하게 안길 수 있는 우리의 어머니다. 아이를 낳지못해 가슴에 상처를 묻고 살아가는 푼수같은 아내(이경진)를 끝까지 감싸는 남편(이덕화)의 사랑도 보인다. 그리고 서로 힘겨울 때 곁에서 지켜주는 어머니와 남수모(김애경), 영노(김호진)와 남수(정웅인)의 친구간 사랑도 존재한다.

어쩌면 진부할 수 있는 이같은 사랑의 원형들이 생동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김정수 극본의 탄탄한 구성력과 연기자들의 조화 덕분이다. 파도에선 흔히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과장된 흐름이나 작위적인 상황 설정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지나친 의욕이 종종 집중도이완을 나타낼 뿐.

김영애 김호진 이영애 신은경등 주연과 이덕화 이경진 김애경 정웅인 노현희 등 조연 연기자들이 엮어내는 조화가 바로 파도의 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내는 힘인 것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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