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향해 달리던 코소보사태가 막판 걸림돌을 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진통을 겪고 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고의 코소보평화안 이행을 위한 군사회담이 6일 결렬됐으며, 나토는 유고가 평화안을 수용한뒤 일시 중단했던 공습을 재개했다.
마이클 잭슨 나토 대표단 단장은 7일 『유고대표단이 난민 무사귀향과 세르비아군 완전 철수를 보장하지 않는 제안을 내놓았다』면서 『유고가 평화안을 이행할 각오가 돼 있을 때까지 공습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와 유고군 대표들은 회담 이틀째인 6일 마케도니아 쿠마노보에서 세르비아군 철수조건등을 놓고 10시간동안 마라톤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휴회에 들어갔다.
이후 나토측은 회담 재개 시간을 2시간 연장, 밤11시까지 기다리는「인내」를 보였지만 유고 대표들은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회담에는 1차회담에 나타나지 않았던 러시아측 대표 예브게니 바르미안체프 중장도 참석, 당초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었다.
회담 교착의 원인은 군사회담에 대한 양측의 인식차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토측은 『이번 회담이 세르비아군의 철수 조건만을 결정하기위한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유고측은 『유엔안보리 결정에 따른 국제감시단의 배치원칙에 근거해 마련될 협정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평화협정의 수정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다.
유고측은 회담에서 철군기간의 2주일 연장과 철군도중 알바이아계 코소보해방군(KLA)의 공격중단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르비아군과 KLA사이의 나토 감시 완충지대 설치, 철수를 위한 연료공급 및 도로·교각 보수, 보다 많은 세르비아병력의 코소보내 잔류, KLA무장해제 확약 등도 요구사항이라고 유고군 소식통들은 전했다.
나토는 회담이 결렬되자 곧바로 지난 사흘동안 공격을 유보했던 세르비아에 공습을 재개했다. 나토 전폭기들은 7일 새벽 베오그라드 남쪽 100㎞떨어진 루드닉 언덕의 TV중계소를 폭격하는등 공습의 강도를 높였다.
미국과 나토 국가들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받아들인 합의사항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특사인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중국방문을 취소했고, 유엔 안보리에 제출할 코소보평화안을 확정짓기 위해 본에 모인 서방선진국 7개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들도 긴급 돌출사안을 심각히 논의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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