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환경단체정책협의회(위원장 김재옥·金在玉)와 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이사장 김창열·金昌悅)는 4일 한국프레스센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친환경적 월드컵 개최를 위한 시민단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조진상(曺珍相)동신대교수, 양병이(楊秉彛)서울대교수 등 300여명 참석, 4시간여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발제 「친환경적 월드컵의 의의와 필요성」(조진상 교수)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서 10개 도시의 경기장 건설비용만도 도시당 평균 2,000억원이 들어간다. 단지 3회의 경기만을 치루기 위해 이런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큰 낭비다.
이런 점에서 2002년 월드컵을 환경친화적으로 치르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는 1회성에 그치지만 행사로 인해 지역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쾌적한 환경조성은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에서 최선의 경기를 펼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각 도시의 환경월드컵 개최는 정부의 환경분야 재정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넷째, 각 도시의 환경월드컵 개최는 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세계 각국에 알리고 지역주민의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환경친화적 월드컵이 되기 위해서는 경기장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건설·관리하고, 경기와 관련돼 개최하는 각종 행사도 환경친화적으로 열고, 월드컵 개최 도시 자체도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발제 「월드컵 경기장 주변지역과 개최도시의 친환경적 제고 방안」(양병이 교수)
2002년 월드컵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 개최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두나라의 월드컵경기장과 주변 지역 및 월드컵 개최도시의 환경에 대해 비교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월드컵준비는 경기장 건설에 못지 않게 경기장 주변지역을 포함, 개최도시의 환경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우선 월드컵조직위원회에 환경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 관련 부처 공무원으로 구성된 「환경자문위원회」(가칭)를 설치하고 2002년 월드컵을 환경월드컵으로 유도하기 위해 환경지침과 환경종합계획을 수립, 이를 실천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있는 환경오염지역이나 시설에 대한 환경정화 및 복원사업을 조속히 끝내야 할 것이다.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조속 시행하고, 경기장 주변의 경관개선과 녹화사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토론
김귀순(金貴順·녹색연합 사무부총장) 환경친화적 월드컵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환경친화적 스포츠 안내자 및 옹호자가 돼야 한다. 이는 월드컵 대회중에만 캠페인을 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인이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하고 일반인들도 이를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교육을 계속 실시하고 의식을 개혁해 환경친화적 월드컵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열(崔冽·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월드컵은 지금까지 상업적 논리에 의해 치러졌다. 2002년 월드컵은 상업적 논리에 빠진 행사가 돼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월드컵을 정부독점구조에서 바꾸어 민간주도의 환경월드컵으로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시민단체는 월드컵의 환경실천 지침을 만들고 환경에 관심있는 기업을 선정해 범국민적 환경보존운동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
최도영(崔道英·MBC PD) 2002년 월드컵이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별로 없다. 월드컵 준비가 하드웨어에 치중, 전시행정적인 것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의 백년대계를 생각할 때 월드컵개최는 경기장 중심에서 벗어나 좀 더 시야를 넓혀야 할 것이다. 월드컵 경기이후에도 경기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정회성(鄭會聲·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월드컵기간에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다. 이들을 위해 환경인증제를 도입, 호텔과 음식점 등에 환경인증마크를 달아주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민간단체들은 아이디어를 모아 월드컵 개최도시들의 환경실태와 준비사항 등을 평가하는 환경감사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친환경적 월드컵이 되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 정리=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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