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대전국립묘지에서 거행된 제4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논산의 육군훈련소를 방문, 훈련병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의 현충일행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며, 훈련소 방문은 12년만의 일이다.김대통령이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육군훈련소 27교육연대 1대대에 들어서자 마침 체육행사를 하고 있던 훈련병들은 일제히 『대통령님 화이팅』을 3차례 외치며 환영했다.
김대통령은 회의실에서 훈련소장인 정남기(程楠基)소장으로부터 부대현황을 보고받은뒤 『우리가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따지고 보면 이곳에서 훈련받은 사람들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김대통령은 또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국방태세가 확고해야 그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특히 사회지도층의 의무를 거듭 강조하면서, 훈련병들에게 『병무 비리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우리 동양에서는 양반과 상층부 사람들이 전쟁에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며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군의관을 매수하는 등의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훈련병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김대통령도 모처럼 흡족한 표정이었다. 1소대2분대 내무반을 찾은 김대통령은 한성훈 분대장의 기념촬영 요청에 『모델료를 줄거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식당으로 가 훈련병들과 함께 육개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김대통령은 음식맛을 칭찬하며 『국민교육장인 이곳에 와 대화를 나누는 게 참으로 즐겁다』고 토로했다. 김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 된 뒤 밤잠을 설쳐가며 나라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민해왔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전쟁을 하지 않고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논산=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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