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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저널] 야마이치증권 파산이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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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저널] 야마이치증권 파산이 남긴것

입력
1999.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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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지법이 2일 자기파산을 신청한 야마이치(山一)증권에 파산을 최종선고, 야마이치의 102년 역사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일본 금융위기에 불을 당긴 97년말의 도산 이래 예견된 종말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자와 쇼헤이(野澤正平·사진) 사장이 「눈물의 회견」에서 다짐했던 「자력 청산」조차 무산된 모습은 또 한번 착잡함을 자아내고 있다.

파산 선고 시점에서 야마이치의 총부채는 5,100억엔으로 자산평가액을 뺀 채무초과액이 1,623억엔에 이른다. 부채의 대부분은 4,890억엔에 이르는 일본은행(일은)의 특융 잔고. 약 1,600억엔의 특융을 회수할 수 없는 사태를 맞아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대장성과 증권협회가 책임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97년 11월 야마이치증권에 대해 1조2,000억엔의 특융이 제공될 당시 「야마이치는 채무 초과 상태가 아니며 증권협회 기금확충 등을 통해 전액 회수할 것」이라던 대장성 장관 담화가 일은이 주장하는 「대장성 책임」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야마이치의 재무상태에 대한 엉성한 판단에서는 일은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일은총재도 담화에서 「채무초과 상태는 아니다」고 명언한 바 있어 일은의 주장은 빛이 바래고 있다.

보다 엄밀하게 자산상태를 조사했더라면 하는 후회는 때가 늦었다. 또 증권협회 기금은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일 뿐이어서 일은의 기대대로 전용될 가능성이 없다.

결국 재정자금을 투입하거나 일은이 손실 처리하는 방법 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국민의 혈세를 축내게 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분노가 자연히 커지고 있다.

특융 자금의 상당액이 전환사채 변제에 사용돼 자산가들은 적어도 원금은 건졌다는 소식도 우울하다. 위기를 통해 자산가의 지위가 굳어지는 자본주의 공통의 현상이 집약돼 나타나고 있는 우리 현실이 떠올라서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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