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있는 「코스닥 시장(KOSDAQ·비상장 주식거래시장」에서 허위사실을 퍼뜨린 뒤 주식을 공모하거나 주가를 조작해온 벤처기업 대표와 증권사 직원 등 14명이 처음으로 검찰에 적발됐다.서울지검 특수1부(박상길·朴相吉부장검사)는 3일 자동화설비업체 ㈜옌트 대표 정영록(鄭榮錄·40), 전 동부증권 평촌지점 차장 김성수(金成洙·30), ㈜삼일기업공사 경리팀장 권기정(權寄丁·43)씨 등 7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서울시스템㈜ 대표 이웅근(李雄根·65)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투자유치를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옌트측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전 동부증권 인수팀 차장 김엽(金燁·38)씨를 수배하고 옌트 주식공모를 대행하면서 시장조성자금을 부당하게 부담시킨 동부증권대표 황모(63)씨를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4월 옌트를 코스닥시장에 등록, 신주 15만주를 주당 2만원에 공모하면서 수배중인 김씨와 짜고 동부증권이 주식전량을 인수하는 것처럼 속여 일반인의 투자를 유도한 뒤 부도를 내 투자자들에게 30여억원의 피해를 준 혐의다. 정씨는 또 코스닥시장 등록 등 미공개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 이미 발행된 17만여주를 시가보다 3배정도 비싼 가격에 팔아 2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권씨는 지난해 2월 삼일기업측의 월 주식거래량이 1,000주에 미달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허위매도 주문 등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 주가를 시가의 40분의 1 수준인 주당 300원으로 끌어내려 투자자들에게 57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검찰은 밝혔다.
서울시스템 대표 이씨 등은 97년12월부터 가장매매, 허위매수 주문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2~6배까지 끌어올려 최고 11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87년4월 국내에 도입된 코스닥 시장은 5월 현재 등록회사 339개, 일일거래량 535만주, 일일거래대금 444억원, 시가총액 20조6,000억원으로 규모가 급성장,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되고 있으나 최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침 이후 부실 벤처기업의 코스닥시장 등록및 주가조작 등이 빈발해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왔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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