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은 기업들의 소비자성향 시험대」소비자 성향이나 기호도를 분석할 때 PC통신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같으면 여론조사기관이나 자체 직원들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나 이제는 PC통신이 그역할을 대신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얼마전 PC통신 천리안과 나우누리의 기업포럼코너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제는 휴대폰의 기능. 이 회사는 휴대폰의 필요성, 명칭 이해도, 사용빈도, 편리성의 정도 등 140개 문항에 걸쳐 응답자의 성향을 파악했다.
질문과 응답에 소요된 시간은 10여분 정도. 설문에 응한 네티즌 2,000여명 중 20여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모니터, MP3, 문화상품권 등의 경품을 주었다.
유한킴벌리는 설문조사를 아예 신제품 착용캠페인과 병행해 실시했다. 이 회사는 기존 콘택트렌즈와는 다른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설문에 응한 네티즌중에서 일정 인원을 선발, 무료로 시험착용하는 기회를 줬다.
질문 내용은 생년월일 직업 등 개인의 신상을 비롯해 콘택트렌즈 사용경험, 현재 사용중인 제품명 등 비교적 간단해 신청자들이 쇄도했다.
『PC통신을 통한 설문조사의 특징은 네티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기업과 네티즌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쌍방향성 덕분에 설문참여율도 예상외로 높다』. 나우누리 부가영업팀 김성곤대리는 이같은 매력 때문에 기업들이 PC통신을 통한 설문조사를 선호한다고 분석한다.
일례로 일반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할 때 조사 대상이 몇백명을 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를 하더라도 인원이 많을 수록 비용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PC통신을 통한 기업체 설문조사 평균참여인원은 매번 1,000명을 넘기 일쑤다.
『PC통신은 참여인원이 늘어난다고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기업체로서는 큰돈 안들이고 시장조사를 벌이는 셈이 된다』고 천리안 홍보팀 황보순대리는 얘기한다.
PC통신을 통한 설문조사에 특히 적극적인 업종은 전자, 컴퓨터와 정보통신분야. 나우누리 경우 지난달부터 한솔PCS가 원샷무선데이터베이스를 주제로, LG텔레콤은 Y2K와 관련한 설문을 실시하고 있으며 휴렛패커드와 SK텔레콤도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천리안에서는 LG전자 한 업체가 지난달 설문조사와 함께 퀴즈잔치, 완전평면TV 무료대여 등의 이벤트 4개를 동시에 실시했을 정도. 나우누리 윤설아 대리는 『롯데제과는 PC통신을 통해 네티즌들이 고른 여배우를 광고모델로 선정됐다』고 부연한다.
『기업들이 이제는 시장조사를 할때 여론조사기관보다 PC통신을 더 먼저 찾는다. 간단한 질문을 짧은 기간에 조사해 현황을 파악하는데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천리안 기업포럼담당 최성문대리는 『기업들로서는 적은 투자로 시장조사도 하고 기업홍보도 하니 일석이조이고 네티즌들로서는 상품정보도 얻고 운좋으면 경품도 타는 셈』이라며 앞으로 PC통신을 활용한 시장조사가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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