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정국 어떻게 될까 -3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한 것은 「고가 옷」정국의 분명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권으로서는 국민의 정부 출범후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정국 주도권을 상실한 것은 물론, 자칫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리더십이 표류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결과가 지역선거 차원을 넘어, 고가옷 사건을 다룬 여권의 태도에 대한「심판」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의 진퇴에 관한 어떤「여론조사」보다도 확연하게 민심의 현주소를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선거가 정국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장기적이고 광범위하게 지속될 것이다. 야당은 4일 포항에서 국정평가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임시국회 소집, 국정조사권 발동 등 옷사건 공방의 2라운드에 돌입할 태세다. 여권은 선거 패배의 충격에다 권력갈등설의 후유증으로 내부 체제마저 흐트러진 상태다. 야당측의 전방위공세에 맞서기에는 힘이 부친다.
어떤 경우든 옷사건에 대한 김대통령의 정면돌파식 대응방법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런 점에서 김대통령이 5일 여야대표와 3부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갖기로 한 순방외교 설명회가 주목된다. 이 자리는 김대통령이 정치권 등 각계로부터 여론을 다시 한번 수렴하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설명회를 전후해 김장관 유임문제와 관련한 김대통령의 태도변화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으로선 대야(對野)관계를 복원하고 한나라당측에 시국수습을 위한 협조를 구하는 것외에, 뚜렷한 대안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국민회의가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해 추진해 온 체제개편 구상도 선거결과로 인해 원점부터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어떤 경우든 앞으로 정국 주도권이 상당부분 원내로 돌아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앞으로 정국에서 이총재의 노선이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유승우기자 sw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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