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은 천안문(天安門)사태 10주년을 하루 앞둔 3일 정치적 활동이나 만일의 소요사태에 대비한 치안을 한층 강화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10년전 피로 얼룩졌던 천안문 광장은 담벽이 높이 쳐진 채 건국 50주년을 앞두고 대리석으로 바닥을 교체하는 공사소리만 요란하다. 다만 정사복 공안과 무장경찰들의 날카로운 감시 눈길만이 아직도 이 사건이 중국에서 완전히 잊혀지지 않았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홍콩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이날 중국 공안당국이 천안문 사태 10주년과 관련한 시위를 벌이려던 중국민주당(CDP) 당원 7명을 체포, 구금했다고 밝혔다.
또 베이징(北京) 공안국은 천안문 사태기간이 끝나는 8일까지 외국인 거주지역을 제외한 베이징 전역에서 미 CNN방송의 시청을 금지시켰다. 당국은 시설정비를 그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CNN방송의 「6월4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廣州)시에서는 3명의 민간인이 부상하는 폭발사고가 발생, 공안당국이 천안문 사태와 관련한 사고인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홍콩 애플데일리는 현장에서 20㎏가량의 폭발물도 함께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언론들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한편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중국 반체제 운동가 10여명은 2일 미 하바드대학에 모여 당시 사태를 기념하고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당시 민주화운동을 지휘했던 왕단(王丹)은 『89년에 일어났던 일과 희생자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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