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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여사를 본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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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여사를 본받자

입력
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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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사건으로 민심이 흉흉한 이때, 백범 김구선생의 어머니 곽낙원여사의 일화를 고위관료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동거지와 마음가짐에 지표로 소개하고자 한다.일제의 폭압속에서도 독립운동가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으며 보살펴줬던 임정(臨政)의 어머니 곽여사는 중국인이 버린 시래기를 주어다 연명할 정도로 빈한하게 살았다.

김구선생이 난징(南京)에 머물고 있을 때 임정요인들과 선생을 따르던 젊은이들이 여태껏 한번도 차려드리지 못한 곽여사의 생일상을 마련하자고 의견을 모아 조금씩 돈을 모았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곽여사는 모은 돈을 가지고 있던 엄항섭을 불러 그 돈을 자신에게 주면 직접 시장을 봐 생일상을 차리겠다고 했다. 곽여사의 간곡한 뜻을 거스르지 못해 돈을 드렸고 이틀후에 생일잔치를 연다며 임정관계자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잔치기분으로 모여든 손님들이 자리에 앉자 곽여사는 식탁 위의 보자기를 벗겨냈다. 식탁 위에 있는 것은 다만 권총 두 자루. 곽여사는 『이 총으로 왜놈 한 놈 더 죽이면 그것으로 생일선물은 족하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후 사람들은 누구의 생일이든 발설조차 못하고 더더욱 독립투쟁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가장 헌신적이고 위대한 한국의 대표적 여인상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오늘날 고관부인네들의 위선적 행태가 장안을 흔들고 있다. 실업자와 노숙자들이 속출하여 6·25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위기상황에서 고관부인들이 그런 작태로 국기마저 흔들어대야 한단 말인가.

실정법 위반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진정으로 결백하고 떳떳하다면 검찰조사에 숨어들어가고 숨어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기자회견을 자청해서라도 자신이 한 일을 알리려 했을 것이다. 검찰 역시 수사의 모양새만 갖추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쇼를 부리면서 사건의 장본인들을 과잉보호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라도 광화문 네거리에 나와 종아리를 걷고 스스로를 때리며 국민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권중희·민족정기구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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