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시트콤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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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시트콤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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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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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이 넘쳐난다TV를 즐기는 가정의 요즘 풍경. 저녁 7시대. 자녀들간에 SBS 「행진」과 MBC 「점프」 를 놓고 리모컨 쟁탈전이 치열하다. 밤 9시20분대. 뉴스를 보려는 아버지와 SBS 「순풍 산부인과」를 봐야 한다는 가족간의 신경전.

TV는 그야말로 시트콤 홍수시대다.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갖가지 형태의 시트콤이 등장한다. MBC는 「남자 셋 여자 셋」 후속으로 5월 31일 첫 선을 보인 「점프」와 기존의 「테마게임」 「여자 대 여자」, SBS는 「순풍 산부인과」 「행진」 「LA아리랑」, KBS는 암행어사란 소재를 활용한 고전적 시트콤 「어사 출두」를 방송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시트콤이 7개나 된다.

◆시트콤 권하는 사회

왜 시트콤(Situation Comedy)인가?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화로의 이행과 권위적 가부장제의 붕괴 등 변모된 가족형태는 시청자들이 시트콤을 수용하기에 적합한 상황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KBS 하인성 부장의 설명.

『요즘 가정은 아버지와 자식, 부부 간에 격의 없이 대화하고 가족 구성원 간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분위기다. 그래서 가정을 무대로 꾸밈없는 대화와 코믹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트콤이 안방을 파고들고 있다』

또 복잡하고 심오한 문제보다는 가볍고 쉬운 것들을 좋아하는 일회용 인스턴트 문화풍조도 시트콤 붐을 부채질했다. IMF 사태 역시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게 했다.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적은 제작비와 스튜디오 녹화라는 용이한 제작 여건, 안정적인 시청률 확보라는 계산도 있다.일일 드라마의 경우, 중심인물만 14명 정도인 반면 시트콤은 7명 정도여서 드라마의 50~70% 경비로 시트콤을 제작할 수 있다.

◆시트콤의 역사

시트콤이란 장르가 우리나라 TV에 처음 등장한 것은 87년 KBS를 통해 방송된 미국의 「코스비 가족」. 낯선 장르였지만 한 가정을 무대로 전개되는 에피소드 중심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시트콤의 효시는 93년 2월 SBS의 「오박사네 사람들」. 치과 의사로 나온 오지명 가족을 중심으로 일상사를 경쾌한 터치로 그려 선풍을 일으켰다. SBS는 이어 「오경장」 「오장군」 「OK목장」 「아빠는 시장님」, 최근의 「나 어때」에 이르기까지 시트콤 왕국을 구축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MBC는 93년 10월 「김가 이가」 를 선보였지만 무늬만 시트콤이었지 내용과 전개 상황은 드라마식이어서 실패. MBC가 대반격을 가한 작품이 95년 4월 첫 방송한 「테마게임」과 96년 10월 시작해 99년 5월에 끝난 「남자 셋 여자 셋」.

코미디언들이 나와 재미와 감동의 두마리 토끼를 교묘하게 잡아 낸 「테마게임」은 「순풍 산부인과」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은 송승헌 이의정 등 청춘스타를 투입, 2년 7개월 동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는 「행복을 만들어드립니다」 「사관과 신사」로 응수했으나 역부족.

◆시트콤 홍수, 문제는 없는가

시트콤 붐은 천박한 일회용 배설문화를 양산하고 확대 재생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트콤은 기본적으로 단순히 웃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일회에 종결되는 단막극 형식이어서 주시청자인 젊은이들에게 일회성 사고방식만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한국방송개발원 하윤금 박사의 주장이다.

또한 시사풍자 등 고유기능을 갖고 있는 전통 코미디와 삶의 진정성을 그리는 드라마의 약화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트콤을 세개나 방송하는 SBS의 경우, 코미디 프로는 하나도 없다. MBC나 KBS도 생색내기 코미디 프로 한 두개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은 텔레비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시트콤이 바로 이 오락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 시트콤은 드라마의 부정적인 효과로 지적되는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가 없고 가정 일상사를 주로 그려 가족의 화목을 도모할 수 있다』 SBS 윤인섭 예능국장의 주장.

MBC의 새 시트콤 「점프」에 출연중인 최불암. 『단순하게 웃기기만 하는 시트콤은 이제 지양하고 사람들에게 재미와 더불어 감동과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시트콤을 만들어야 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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