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2일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의 유임을 밝히면서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경제고문직 해촉도 동시에 발표했다. 유지사 고문직 해촉은 다소 의외이자 느닷없는 조치였다.박대변인은 『법무장관 유임과 유지사의 고문직 해촉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굳이 민감한 시점에서 유임과 해촉이 동시에 발표됐다면, 상식적으로 연관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유지사의 고문직 해촉을 통해 김장관도 적정한 시기에 자진사퇴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지금 김장관이 유임됐지만, 이미지와 권위가 추락한 상황에서 법집행의 총수를 맡기 힘든만큼 적당한 때 물러날 것이라는 일종의 암시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은 그런 편법을 좋아하지 않으며 실질적 효과도 없다. 나중에 사퇴시키려면 지금 그만 두게 하는게 정도』라고 일축했다.
따라서 자진사퇴의 암시가 아니라 김대통령의 언급대로 도덕성 회복의 상징적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지사가 고관집 도난사건, 헬기 이용, 정치인의 현금 1억원 보유 불가피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데 대해 김대통령이 문책을 했다는 것이다. 유지사가 이들 사건에 법적 책임은 없지만 다소 방만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경제고문직 해촉으로 기강확립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