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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생 방법론 논란] 내수냐 수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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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생 방법론 논란] 내수냐 수출이냐

입력
1999.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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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투자, 내수와 소비. 어느쪽이 보약인가」 경제회생의 방법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해 말 이후 내수를 기반으로 지속되고 있는 경기회복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진순(李鎭淳)원장이 『신규투자가 유익하지만은 않다』는 주장을 들고 나와 시선이 쏠리고 있다.내수 위주 성장 오래 못 간다 대우경제연구소(소장 이한구·李漢久)는 2일 수출과 투자보다는 소비 위주의 불균형 성장으로 인해 내년 이후 물가불안과 국제수지흑자 축소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4분기의 성장률이 4.6%로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회복세가 미미하고 설비투자도 저조하기 때문에 소비에 의존한 경기부양도 「단명(短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주장은 경제회생의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것이 사실. 우리경제는 외채가 여전히 연간 수출액보다도 많은 1,500억달러수준에 이르고 부존자원도 빈약한 처지에 있기 때문에 수출과 투자를 활성화하지 않고는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그 근거다. 정부와 재계에서는 최근들어 소비가 일정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에 이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점적으로 늘려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어왔다.

방만한 과잉투자가 문제 그러나 이진순원장은 색다른 주장을 폈다. 이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민회의 정책위와 11개 주요 경제연구기관장간의 조찬간담회에서 『수출은 내수보다 좋고, 소비보다 투자가 좋다는 뿌리깊은 편견을 깨야 한다』며 『방만한 과잉투자 때문에 국가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수도 수출만큼 중요하며 내수위주 성장을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고 밝혀 내수와 소비에 기반을 둔 경제회생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원장은 또 『이자율이 떨어지면 투자는 늘어나게 되고 지난 해 금수출을 제외하면 올해 수출은 지난 해보다 2%정도 늘어난 것』이라며 『수출과 투자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정부 들어 KDI원장을 맡은 이원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경제관련 현안을 자문하는 경제브레인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경제회생 방법론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의 정책방향이 주목된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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