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옷」 로비의혹 사건의 두 당사자인 김태정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씨와 최순영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31일 저녁 사건이후 처음으로 맞대면 했다. 검찰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연씨가 이씨에 대한 명예훼손고소를 취하하려는 전단계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이날 밤 이들이 맞대면한 것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두 사람 다 『한번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비록 사건 당사자이지만, 수사상 대질신문의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씨가 연씨한테서 직접 옷값 대납요구를 받은 것도 아니고 최회장 처리와 관련해 직접 얘기를 들은 적도 없기 때문. 이들은 서울지검 11층 조사실에서 1시간 가량 만났으며, 충분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처음엔 고소인과 피고소인이라는 입장때문에 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두사람 모두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대면은 연씨의 고소취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서로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 고소의 명분이 없어지는데다, 서로 「화해」하는 모양새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연씨의 고소배경이 당사자의 처벌보다는 사건의 의혹을 규명하는데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자해지 차원에서 수사매듭후 고소를 취하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씨가 소를 취하한다면 수사결과 발표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명예훼손죄는 고소인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연씨가 고소를 취하할 경우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이씨의 처벌은 불가능하게 된다. 또 이들의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로비를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인덕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의 경우, 설사 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최소한의 처벌로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앞서 이들은 30일 밤 심야 통화를 나눴다. 이날 통화는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던 이씨가 먼저 연씨와 통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이뤄졌다. 연씨도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지 않느냐』고 선선히 응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상당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시골 아낙네들이 우물가에서 주고 받은 얘기가 부풀려져 동네 싸움으로 번진 꼴』이라고 비유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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