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대통령은 31일 오전 정상회담에 앞서 몽골의 전통 이동식천막가옥인 「겔」에서 20여분간 환담시간을 가졌다.○…김대통령은 정부청사내 정상회담장으로 가기에 앞서 청사 정원에 설치된 겔에 입장, 기념촬영을 한 뒤 바가반디 대통령과 마유주를 함께 들며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이 『따님이 한국에서 유학했다는데』라고 관심을 보이자 바가반디대통령은 『연세대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서강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를 땄다』고 대답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고(故)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시절 경제발전을 입안한 서강학파가 바로 서강대 교수출신들』이라고 설명했다. 바가반디대통령은 『양국 수교와 딸의 한국유학 등으로 우리 국민 사이에 한국에 대한 애정이 퍼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청사 3층에서 회담에 들어간 양국 정상은 1시간30여분간 단독·확대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후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조약서명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회견에서 예정에 없이 몽골의 한 여기자가 『몽골에서 북한과 정상회담할 용의가 없느냐』라고 묻자 김대통령은 『젊은이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니 몽골의 장래가 밝다』며 『북한이 원한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고 미소로 답했다.
○…김대통령은 오후에는 몽골을 국빈방문한 외국인사로는 처음으로 몽골국회에서 연설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몽골반점, 제기차기, 공기놀이 등 양국의 공통점을 예시하면서 『세계에서 몽골 사람만이 우리의 아리랑을 구성지게 부를수 있다는 사실이 친밀감을 더해준다』며 양국의 역사적·인종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원(元)제국의 통신망을 「인터넷보다 700년 앞선 국제통신망」이라는 학계의 평가를 소개한 뒤 『이는 몽골이 21세기 정보화시대에 훌륭히 적응할 수 있는 정보감각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 내외는 저녁에 바가반디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 이번 순방의 주요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이 바로 몽골의 역사적 지도자인 칭기즈칸의 생신일이라고 들었다』며 『위대한 역사를 갖고 있는 민족은 위대한 역사를 새로이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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