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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0년대 듀엣 '둘다섯' 오세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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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0년대 듀엣 '둘다섯' 오세복씨

입력
1999.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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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히트곡 「긴머리 소녀」「밤배」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듀엣 「둘다섯」의 멤버 오세복(45)씨. 가요계를 떠난 지 10년만인 89년, 음치클리닉 교사로 새 삶을 시작한 그가 이제는 음악을 통해 이웃 사랑을 일구는 지역문화운동가로 「제2의 노래인생」을 펼치고 있다.그는 방송계의 촌지 관행에 염증을 느껴 가수의 길을 접은 후 손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실패, 좌절감에 빠져있을 무렵 종교음악에 심취해 87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애틀랜타에서 흑인 목사들이 운영하는 「톤 데프니스(Tone Deafness·음치) 아카데미」와 인연이 닿아 진로를 바꾼 그는 귀국후 강남구 대치동에 국내 최초의 음치교정학원인 「둘다섯 음치클리닉」을 차렸다.

당시엔 모두들 「미친짓」이라며 말려댔지만, 90년대 들어 온나라를 휩쓸기 시작한 노래방붐을 타고 의외의 성공을 거뒀다. 압구정동과 방이동에 분점을 내고, 지금까지 3,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초창기에는 주부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직장인, 관료, 대기업 간부, 정치인 등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그는 사업이 기반을 잡아가자 자신이 살고 있는 송파구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전동 송파노인복지관과 오금동사무소에서 무료 노래교실을 3년째 열고 있고 연말에는 홀로사는 노인들을 찾아 위안잔치를 열고 김장도 담가주고 있다.

오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활동영역을 노래를 통한 지역문화운동으로 넓혀가고 있다.

그는 내달부터 매주 일요일 「이웃더하기 사랑나누기」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단지 순회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를 시작하며 7월17일에는 송파·강동지역 청소년을 위한 「딩가딩가 가요제」, 9월에는 30,40대 「낀 세대」를 위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딩가딩가」란 중·고생을 뜻하는 은어 「중딩」「고딩」에 「노래 가」자를 합성한 것으로 청소년들이 문화생산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가요제를 기획했다.

『박수갈채를 받던 가수 시절도 좋았죠. 하지만 많은 이들과 함께 노래를 매개로 새 세상을 가꿔가려는 꿈이 있는 지금, 무대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또 다른 행복을 느낍니다』 오씨의 꿈은 그가 부른 노래 「밤배」처럼 「검은빛 바다 위를」 헤쳐가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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