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을 생명이라고 한다. 생명에 대한 애착이 삶의 환희와 열정, 또는 불안과 공포로 나타난다. 이처럼 생명이 중요함에도 우리들은 생명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다.그러면서도 생명을 지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생명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니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 삶의 현실은 이렇게 모순인 채로 흘러가고 있다. 생명의 세계에 대한 무지와 왜곡된 신념때문에 지구촌에 생명의 위기가 초래됐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됐다.
반성과 모색의 입장에서 연기법(緣起法)의 눈으로 생명에 대해 살펴보는 게 좋겠다. 현재 내 목숨이라고 믿는 육신의 생명에 직접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건 아마도 공기일 것이다. 천하의 누구도 공기를 호흡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공기와 정상적으로 소통하는 관계를 통해서만 내 생명은 존재할 수 있다. 우주 삼라만상과의 총체적 관계에 의해 형성되는 게 우리 생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상 어떤 것도 내 생명 아닌 것이 없고, 어느 구석도 내 생명 없는 곳이 없다.
연기법의 안목으로 본 생명의 세계란 이와같은 것이다. 내 생명 아닌 것이 없으므로 싸우고 죽여야 할 적이란 본래부터 있지 않다. 인류 역사를 살상과 파괴로 얼룩지게 한 반생명·비인간화의 길인 경쟁의 논리는 청산돼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희망하는 참된 생명의 길, 인간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일찍이 고인들께서는 생명원리에 따르는 길을 떠나서는 어떤 길도 길이 아니라고 엄숙히 선언하셨다. 생명원리에 따르는 길은 오직 더불어 함께 하는 길, 서로 협력하는 길,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길 뿐이라고 했다.
이 길만이 우리 모두의 영원한 바람인 행복의 길, 성불의 길임을 깨닫고 확신하는 삶의 문화를 확립했으면 한다.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