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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중계역할 배씨 얼마나 아프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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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중계역할 배씨 얼마나 아프길래...

입력
1999.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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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건 진상에 가장 근접해 있는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64)씨의 「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사정팀 내사과정에 배씨는 신병을 이유로 대질신문을 비켜간 데다 사건이 정치적 공방으로까지 비화한 와중에도 여전히 외부와의 접촉을 삼간 채 말문을 닫고 있다.하지만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만큼 배씨의 진술확보가 불가피하고 병세도 당초 알려진 것처럼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져 의혹의 실마리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배씨는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54)씨와 고소당사자인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고위공직자 부인들간의 로비 중개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배씨는 이씨와의 친분때문에 「선의」로 중개자역을 맡은 것으로 돼 있어 이씨의 일방적 주장을 확인해줄 수 있는 결정적 「참고인」으로 주목받아왔다. 실제 한나라당 의원들이 28일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찰간부는 『배씨가 「연정희씨에게 최회장이 구속될 것같다는 얘기를 듣고 이형자씨에게 우산을 준비하라」는 얘기를 했다는 진술을 얻어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배씨 가족들은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몹시 위독한 상태여서 시내 한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말로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배씨는 청와대 사직동팀의 내사 시점인 지난 1월19일부터 12일간 서울 종로구 한국병원에서 지병인 만성기관지염과 기관지확장증, 환절기 폐렴 등을 앓아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측은 『배씨는 10여년 전부터 기관지가 나빠 치료를 받아왔으며 우리 병원에도 5,6차례 입원한 적이 있다』며 『1월 당시 배씨의 병세는 상당히 나빠 치료과정에 24시간 산소마스크를 씌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 주치의(이윤경 내과과장)는 28일 『배씨는 약 2, 3개월마다 정기검사를 받는데 4월21일 검사에서는 기관지확장증 등에 대한 치료약과 주사만 처방했다』며 1월 당시에 비해 병세가 많이 호전된 상태였음을 암시했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에도 배씨는 큰아들을 통해 자신의 구술을 정리한 「입장 발표문」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배씨의 파문을 피해가는 방패박이로 「신병」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도 상당한게 사실이다.

배씨의 건강상태가 본인측의 주장처럼 정말 심각하다면 의료진을 통해 정확한 병세를 공개해야 하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검찰에 나가 대질신문 등에 성의를 다해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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