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자씨가 언론에 배포한 구술서에서 『김태정법무장관의 부인이 옷값을 쿠퐁으로 결제했다』고 주장, 고급의상실에서만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진 「쿠퐁」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이씨 주장대로 정말 쿠퐁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라스포사 등 고가의류점이 발행하는 쿠퐁은 노출을 꺼리는 극히 제한된 상류층 인사들에게만 결제수단으로 애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뇌물수단으로도 쿠퐁이 종종 이용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고가의류점 쿠퐁은 백화점 상품처럼 일반인들이 취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쿠퐁은 금액표시없이 품목과 수량만 적혀 있는 것이 보통이다. 상품권처럼 선불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쿠퐁 소지자가 먼저 물건을 구입한 후 업주가 쿠퐁 원매자에게 결제를 요구하는 후불식 교환권이다. 따라서 업주와 쿠퐁 원매자간의 두터운 신뢰가 없으면 쿠퐁이 발행될 수 없어 「뜨내기」손님이 쿠퐁을 요구할 때는 번번이 거절당하기 십상이다.
이같은 백지수표식 쿠퐁 외에 상품권 형식으로 액면 금액이 적힌 쿠퐁도 일부 업소에서 통용되고 있지만 라스포사 등의 고가의류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편이다.
이씨는 구술서에서 『2,400만원 상당의 옷값 대납을 거절하자 후에 라스포사 정일순사장이 전화를 걸어 「총장 부인이 「쿠퐁」으로 지불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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