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박상길·朴相吉부장검사)는 28일 중앙종금 김석기(金石基·42)사장이 2,700여만달러의 외화를 해외에 빼돌리고, 한누리증권 사장시절 회사돈 43억여원을 빼돌려 챙긴 혐의를 밝혀내고 국외재산도피와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3년9월~98년1월 자신이 실질적 사주인 서울창업투자 소유의 양도성예금증서(CD)와 산업금융채권 등을 N은행 등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에 담보로 제공하고, 해외에서 대출받는 수법으로 2,700여만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 가운데 2,350만달러는 해외에서 다시 갚아 사실상 국내환수가 됐으나, 나머지 350만달러는 국내 돈으로 갚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또 한누리증권 사장으로 있던 지난해 9월 주당 610억원이던 평화은행 주식 131만여주를 주당 5,000원씩에 비싸게 사주고 그 대가로 평화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시가보다 싸게 산 뒤 시가대로 산 것처럼 꾸며 그 차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27억9,000만원을 챙기는 등 회사돈 42억9,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와 함께 M상사 등이 은행대출을 받는 과정에 한누리증권이 이유없이 124억여원의 보증을 서주도록 해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한누리증권 운영과 관련해 관계기관에 로비를 했다는 회사측 고발에 따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또 외화도피에 다른 기업 및 기업인이 관련돼 있는지도 수사중이다.
연극배우 윤석화(尹石花)씨의 남편인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뒤 미국 베어스턴스증권 아시아영업본부장, 한누리증권 사장을 거쳐 지난 18일 중앙종금 사장에 취임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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