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의 62.3%가 영양부족으로 키가 크지 않는 성장장애 현상을 겪고 있으며 식량난이 장기화될 경우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세계에서 가장 왜소한 북한주민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연세대 의대 김덕희(金德熙·소아과)교수는 최근 발표한 「북한 어린이의 건강실태」라는 논문에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UNICEF)등의 자료를 인용, 북한어린이의 62.3%가 연령에 따른 신장이 표준치보다 작은 「성장장애」를 나타냈으며, 체중이 연령 표준치보다 작은 「저체중증」아동도 60.6%나 됐다고 밝혔다. 또 북한어린이의 15.6%가 신장에 비해 체중이 지나치게 낮은 「허약」증세를 보였으며 이중 3%는 단백질결핍증으로 부종(온 몸이 붓는 현상)을 동반하고 있었다.
영양부족의 장기화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부족해 나타나는 성장장애는 1세 미만 14.5%, 2세 48.5%, 3세 62.2%, 4세 75.1%, 7세미만 74.8% 등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으며 여아보다 남아에게 더 심하게 나타났다. 김교수는 『급성영양장애의 징후인 허약증세는 1~3세 유아에 가장 많았으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심한 성장장애로 왜소증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게된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양장애가 장기화될 경우 성장에 필요한 5대 영양소부족, 인슐린양성장인자 분비감소, 렙틴분비감소 등으로 키가 크지않는 성장장애가 초래된다. 또 영양장애가 장기화되면 근육발달저하, 간비대증, 구룹병(칼슘부족으로 다리가 휘어지는 현상), 골격발달저하 등이 생긴다. 사춘기 발달지연현상도 나타나며 무월경, 성적 발달장애가 초래되며 이들은 40~50대가 되면 성인병 당뇨병의 발생빈도가 높아진다. 심할 경우 세포자체 변성, 세포증식 및 단백질합성장애가 초래되며 나중에 영양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신체적발달이 정상화되지 못하는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김교수는 밝혔다. 또 영양장애가 있을 경우 면역항체가 적게 형성돼 각종 질병감염이 잘되며 한번 감염되면 잘 낫지 않게 된다.
김교수는 『지난해 9월께 국제단체가 북한전역에서 7세 미만아동 1,762명의 영양상태를 조사한 결과 영양부족과 성장장애 저체중증이 발생한 경우가 60%를 넘었다』며 『북한 식량난이 실제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아동들의 신체계측및 건강조사로 알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식량난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이 아동들이 신체발달이 부진한 것은 물론 각종 질병 감명으로 생명을 잃을 위험이 높아지며 생존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왜소한 주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시민단체와 국제 기구, 우리정부와 북한당국의 구호활동과 대책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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