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이목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연 닷새째 이어지던 순매도 행진끝에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자 증시에서는 주가반등의 강도나 기간이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6일만의 순매수
27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2,30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2,027억원어치를 팔아 2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6일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국인은 전날 97년 10월30일 이후 최대규모인 1,349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 증시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최근 5일간 외국인 순매도규모는 3,630억원에 달했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부근에 도달하면서부터 「사자」주문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은 이날도 역시 1,177억원어치를 순매수, 엿새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17일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순매수를 기록함으로써 주가지수는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갔다.
◆ 한통주 DR마무리가 순매수계기
강헌구(姜憲求)ING베어링상무는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규모가 강했던 것은 한국증시에 대한 비관때문이 아니라 한국통신 주식예탁증서(DR)발행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기존 주식을 팔아 청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들의 「사자」주문이 활발해 질 것으로 증시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근 125엔대까지 급등했던 달러당 엔화환율이 진정세를 보였고 미국 다우지수가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한 점 등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킨 요인이 됐다.
◆ 본격상승 기대는 이르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만으로는 주가반등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세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기술적 반등」수준을 벗어나 큰 폭으로 상승하기를 기대하기는 여전히 힘들다는 것이 증시의 분위기이다. 박용선(朴龍鮮)SK증권투자전략팀장은 『다음달 대규모 유상증자 납입자금 마련을 위해 외국인들은 기존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주가지수가 급락, 조정기에 들어간지 한달도 지나지 않은데다 사상 유례없는 유상증자물량의 우려를 떨치기 위해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진투자증권은 『주가 20일이동평균선 수준인 750∼760선을 뛰어넘는 강한 반등은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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