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부인 고가의류 로비」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일까.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사진)씨는 측근을 통해 「구술서」를 언론에 배포한 후 자택에 칩거하고 있다. 이씨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26일 공개한 A4용지 4장 분량의 구술서가 유일하다.관련된 인사들이 한결같이 이씨 주장을 부인하고 있어 한층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씨와 강인덕(康仁德)전통일장관 부인 배정숙(62)씨,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당시 검찰총장)부인 연정희(51) 씨간의 엇갈리는 주장속에 제기되는 의문은 대체로 3가지다.
●로비와 옷값 대납 요구가 있었나 이형자씨는 『지난해 12월 한 모임에서 강전장관 부인이 「검찰총장 부인이 최회장을 구속수사할 방침이라는 등의 얘기를 하고 다닌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바로 다음날 강전장관 부인이 「앙드레 김과 페라가모에서 2,400만원 상당의 옷을 검찰총장 부인과 구입했으니 알고 있으라고 해 갚을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남편 구명 로비를 위해 고가의류 대금을 대신 내라고 유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전장관 부인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이씨 주장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검찰총장 부인은 『지난해말 세일중인 라 스포사 의상실에 가자고 해 들렀다가 강전장관 부인이 「옷 한벌 골라봐라. 선물로 사주겠다」고 해 거절했지만 얼마뒤 트렁크속에서 옷을 발견, 3~4일뒤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수천만원대 쇼핑은 없었나 이씨는 『지난해 12월 강전장관 부인과 검찰총장부인이 앙드레김과 페라가모에서 2,400만원 상당의 옷을 구입하고, 그 다음날 몇몇 장관부인과 검찰총장 부인이 라 스포사에서 다시 몇천만원 어치를 샀다는 말을 강전장관 부인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전장관 부인은 『나는 지난해 12월 30만원짜리 원피스를 산 적이 있을 뿐이고 장관 부인들이 수천만원대의 쇼핑을 했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부인도 『앙드레김에서 120만원어치 옷 2벌과 라 스포사에서 120만어치 옷 4벌을 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앙드레 김도 『검찰총장 부인이 백만원대의 옷을 산 적이 있을 뿐』이라며 수천만원대 쇼핑을 부인했다.
●강전장관 부인의 역할은 이씨는 『라 스포사 정일순 사장이 제 여동생에게 전화를 해 「(밍크코트를) 트렁크에 실어 총장부인에게 부쳤다」며 옷값 변제를 독촉했으나 며칠 뒤 「총장부인이 직접 와서 옷값을 지불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전장관 부인은 『옷값을 대납해달라고 요구한 적도, 검찰총장 부인에게 옷을 부치라고 말한 적도 없다』며 『이씨가 로비를 하려고 했다면 왜 나같은 사람을 내세워 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라 스포사 정사장이 과연 누군가의 부탁도 없이 검찰총장 부인에게 옷을 배달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강전장관 부인과 라 스포사 정사장, 최회장 부인 이씨등 3자 대질이 필요한 부분이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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