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79) 이청준(60) 김주영(60) 한승원(60) 김원일(57) 이문열(51)씨 6명 소설가의 중·단편을 모은 소설집 「먼 그대의 손」(문이당 발행)이 출간됐다. 각기 독자적 작품세계를 가진 우리 문학의 대표적 소설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언가.경제인 출신의 소설가 김준성씨의 팔순을 기념해서다. 김씨는 자신이 발간하는 문예지 「21세기 문학」을 올해부터 반연간에서 계간으로 전환해 문인과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했고, 후배 문인들은 이번 소설집으로 그에 화답했다.
김씨의 표제작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의 경제문제를 작품화하는 작가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 작품. 98년 2월 대기업 과장에서 실업자로 밀려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경제적 충격이 소시민 가정을 어떻게 철저히 유린하는가를 보여준다.
이수화학 회장이기도 한 김씨는 요즘도 『하루 원고지 대여섯장씩 꼭 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이청준씨의 「내가 네 사촌이냐」는 작가의 문학주제인 한(恨)을 근저로 한 가족사를 통해 해방 후 우리 현대사를 보여주는 소설. 김주영씨의 「금의환향」은 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을 배경으로 70년대 농촌사회를 생생하게 그린다.
인간과 인간, 가족과 가족의 신뢰가 사라진 암울한 풍경을 특유의 토속적 문체로 묘파한 한승원씨의 「검은 댕기두루미」, 아버지 제삿날 모인 가족 이야기를 통해 세월따라 변해가는 관습과 가치관의 변화를 담담하게 성찰한 김원일씨의 「세월의 너울」, 운동권의 의식화 문제를 추적한 이문열씨의 「달아난 악령」 등 6명의 소설은 그대로 해방 후 지금까지 우리 삶의 장면들이다.
평론가 김윤식씨는 『이 6인 소설집은 단순한 작품집이 아니라 우리 소설사 30년의 자취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 책의 출판기념회가 6월 1일 오후 7시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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