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승용차 시장(3,000㏄이상)을 놓고 국산자동차업계와 외제차업계가 불꽃튀는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제차업계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던 대형차시장에 현대자동차가 에쿠스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자 외제차업계가 잇따라 신모델을 내놓으며 기존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형승용차 시장쟁탈전이 격화하고 있는 것은 경기가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눈치를 보던 부유층 및 금융자산 소유자들의 대형차 구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쿠스, 5월 1,000대 판매호조 세계적 명차들과 직접 대결을 선언한 현대 에쿠스(3,500·4,500㏄ 2종)는 출시 후 외제차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판매에 들어간 후 한 달이 채 안된 24일 현재 1,093대가 팔렸다. 현대측은 월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목표는 볼보 포드 GM등이 각각 월 50대미만을 판매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현대는 에쿠스가 외제차 구매에 따른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VIP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적 신분에 맞는 의무)」를 판매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우도 체어맨(3,200·2,800㏄)으로 고급차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 중 체어맨을 탔다는 점을 최대의 판매포인트로 내세운 작전이 주효, 1,494대(4월 말 현재)나 팔려 전년 동기대비 118%나 늘어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외제차, 안방 상륙전 본격화 고급 외제차업계도 올들어 경기회복으로 수입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고무돼 계속 신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외제차 판매실적은 169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63대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BMW는 이 기간 중 58대를 팔아 3.8배나 증가, 수입차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벤츠와 볼보 사브등도 지난 해에 비해 판매실적이 호전됐다.
미국업체들도 99년형 대형세단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유럽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포드는 이달 초 배기량 4,600㏄에 8기통엔진을 장착한 99년형 링컨타운카를 출시하고 VIP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다. 포드는 다음 달 중형 세단 토러스(3,000㏄)도 내놓아 수입차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기세다. GM도 이에 질세라 다음 달 11일 제주도에서 99년형 캐딜락 시빌(4,600㏄)신차발표회를 갖고 97년 이후 중단됐던 국내직판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반면 BMW는 7시리즈, 벤츠는 뉴 S클래스, 볼보는 S 80, 사브는 9-3등으로 수입차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어 외제차시장의 판매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외제차업계는 올해 판매목표와 시장점유율을 3,000대(지난 해 2,000대), 0.4%(0.3%)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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