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진 득표전… '깨끗한 선거' 싹 돋을까 -6·3재선거의 분위기가 종전 재·보선때와는 완연히 다르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번 3·30 재·보선과 같은 과열혼탁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때보다 높아진 공명선거 여론을 의식한 것이지만 각 후보의 전략적 계산도 작용한 결과다. 어쨌든 이번 재선거가 선거문화를 바꾸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초반분위기 '이변'
3·30 재·보선이 정치권의 과열, 유권자의 무관심 등 「외화내빈」양상으로 치뤄진 데 반해, 이번에는 각 당이 은근하게 물밑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회의는 15일 개최된 인천 계양·강화갑 송영길(宋永吉)후보의 후원회에 200만원만 내려보냈다. 이를 제외한 지원금도 지난 선거의 「10분의 1」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여야가 18일 선거운동원으로 등록시켰던 소속의원들을 일제히 철수시킴에 따라 선거현장에서 현역의원들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송파갑의 경우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가 맹형규(孟亨奎)의원만을 대동해 지역을 다니고 있고, 여당측에서는 각각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 국민회의 박양수(朴洋洙)사무부총장이 상주하며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중앙당 끼리의 성명전도 사라졌다.
지난 선거때 현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개혁의 완수 등 구호를 내세우며 정국주도권을 다퉜던 것과는 달리, 여야 모두 아직은 본격적인 공방을 자제하고 있다.
송파갑 공명 선거감시단의 권혜진(權惠鎭)간사는 『아직까지는 중앙당이 개입을 자제하고 철저한 지역선거가 치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앞으로 의원 대신 당사무처 요원들을 중심으로 은밀한 개입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승우기자 sw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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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재선거] 여야 득실은
- 달라진 득표전… '깨끗한 선거' 싹 돋을까 -
■여야 득실은…
공명선거의 대의에 쫓긴 「조용한 선거전」의 여야 득실은 어떻게 될까. 물론 선거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지금까지의 진행양상은 「여 유리-야 불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여당 입장에선 3.30 재·보선과 달리 한나라당 우위로 출발한 이번 선거에선 「이회창(李會昌) 김빼기」를 위해서라도 선거전을 차분하게 치르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선거전이 과열될 경우 반(反)DJP표의 결집 우려도 있다.
여당이 공명선거의 슬로건 하에 축소지향형 선거로 가면 한나라당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는 전술적 고려도 있다. 다만, 송파갑의 경우 국민회의의 관망과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의 무관심이 자칫 『어차피 지는 선거 아니냐』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위험이 없지 않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의 역(逆) 전술에 말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적잖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야당은 결국 「바람」으로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는데, 선거판 자체가 식어있으면 여당의 조직표를 당할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공명선거는 혼탁·불법을 막기위한 것인데, 의원들의 선거 품앗이까지 못하게하면 어떻게 하느냐』란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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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은 뜨겁다] 유권자 관심높아…부동층 30%이하
후보만 몸이 달았던 종전 재·보선과는 달리 이번엔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다. 각 후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맞잡는 손에 힘이 느껴진다』면서 『선거사무실에 걸려오는 시민전화도 상당히 많다』고 말한다. 이례적인 호응으로 인해 거리유세 도중 즉석 연설을 하는 횟수도 잦다.
이같은 분위기는 각종 여론조사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이제 초반인데도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뚜렷히 밝히고 있는 것. 이때 쯤이면 대개 절반을 넘는 무응답층이 두 지역 모두 30%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부동층이 적어 초반 판세가 상당수준 유지될 전망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송파갑 선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유권자층의 의식수준이 높은데다 야당총재 등 지명도가 높은 인물들이 출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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