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실시되는 독일 연방 대통령 선거의 「성(性)대결」과 「집안대결」이 화제다.당선이 유력시되는 집권사민당(SPD)의 요하네스 라우(68) 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는 기민당(CDU)과 기사당(CSU)이 연합 공천한 동독출신 물리학자 다그마르 쉬판스키(여·55) 후보와 성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는 동시에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의 우타 랑케 하이네만(여·71) 후보와 집안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라우와 하이네만은 각각 구스타프 하이네만 전대통령의 손녀사위와 딸이다.
라우는 화려한 정치경력과「수도사」로 불릴 정도의 독실한 신앙을 지닌 대중 정치인. 서독의 재무장화에 자극받아 52년「전독 국민당」에 입당, 정치에 입문한 그는 당해체로 57년 사민당으로 말을 갈아탄뒤 당수와 5차례의 주총리를 지내는등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87년 연방총리 선거와 94년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에 반해 정치신인인 쉬판스키는 도덕성과 지성을 무기로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76년 일메나우 공대에서 고체전자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동독시절 종교를 이유로 공산당 가입을 거부, 정교수가 되지 못하는등 박해를 받았다. 통독후 95년 일메나우 공대에서 독일 최초의 여성 대학총장에, 다음해 남성만의 성역이었던 독일 학술원장에 취임하는등 욱일승천하고 있다. 한편 신학자인 하이네만은 당선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역사적인 베를린 제국의회에서 연방의원과 16개주 대표로 구성된 1,338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치뤄진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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