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사가 중국의 거래처에 갚아야 할 부채 때문에 중국에 주재하던 40대 한국인이 1년6개월째 억류돼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해운업무 대행회사인 ㈜세영해상 영업부장 서모(41)씨는 회사가 중국 거래업체에 줘야할 2만달러(약 2,400만원)의 채무를 갚지 않아 97년 12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출입국공안당국에 의해 여권이 압수되고 출국금지된채 중국회사에 볼모로 잡혔다.
서씨는 회사측에 돈을 갚아 풀려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사장 곽모(43)씨는 경영난을 들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오히려 지난해 3월 서씨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사표를 받거나 해고했다.
중국에 억류된 서씨는 인터넷을 통해 지난해 9월 청와대 비서실에 이같은 사정을 알리는 진정서를 보냈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 20일 사장 곽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서울지검 서부지청 관계자는 『사건을 접수한 뒤 사법처리 보다는 서씨의 무사 귀국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사장에게 돈을 갚고 일을 해결하도록 3개월이나 여유를 줬으나 곽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씨 부인 김모(41)씨는 『남편은 중국에 억류돼 하루에 빵 한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있다』며 『어떻게 2,000만원이 넘는 돈을 갚을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