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K씨는 올해초 『월 20% 이자를 주겠다』는 광고를 보고 500만원을 맡겼다가 몽땅 날리고 말았다. 광고를 낸 「D신용펀드」란 이름의 파이낸스사 대표는 13일 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렸다. K씨처럼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고금리에 현혹돼 목돈을 날린 사람이 올 들어서만 300명을 넘는다.이밖에 지난해 9월 A파이낸스사의 경우 예고없이 영업을 중단해 250여명이 10억원상당의 피해를 입었고 B파이낸스사도 대표이사가 자금을 유용, 도피하는 바람에 200여명이 4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최근 파이낸스등 유사금융기관의 문제점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일부 사이비 파이낸스사들은 지난해말부터 급부상한 뮤추얼펀드로 혼동하도록 상호를 「○○파이낸스」에서 「○○신용펀드」로 바꿔달고 있다. 「○○벤처캐피탈」, 「○○크레딧퓨처」, 「○○크레디트」등 얼핏 보기에 제도권 금융기관인 창업투자회사나 선물회사, 신용카드회사와 혼동할 상호도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유사금융기관이 전국에 1,000개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상당수 사이비 금융기관은 지난해말부터 은행 이자가 6%안팎으로 떨어지자 고금리를 내세워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금감원은 급기야 「사이비 금융기관 감별법」을 마련했다.
■고금리 확정배당 약속 연 25~35%, 많게는 월 10~20%의 이자(배당)를 주겠다는 고금리 보장 광고로 현혹한다. 몇달동안에 실제로 이자를 꼬박꼬박 주다가 모집금액이 커지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 월 10~20%의 이자를 지불할 수익처가 없기 때문이다.
■외형 급속 확장 수개월내 점포를 늘리는 경우 손익에 대한 계산없이 외형만을 키운다. 이 경우 먼저 돈을 낸 가입자에게 나중에 돈을 낸 가입자의 돈으로 이자로 지급, 「믿음」을 쌓기도 하지만 결국 마지막 가입자는 원금조차 떼이게된다.
■엉뚱한 원리금 보장 광고 한국은행 새마을금고안전기금등에 지급준비금을 납입하고 원리금이 보장된다며 안전성을 광고한다. 그러나 파이낸스사는 정부의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않는다.
■정체를 속이는 광고 「본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서…」,「뮤추얼펀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로서…」등 제도권 금융기관과 혼동을 유발하는 표현을 사용한다. 파이낸스사는 상법상 일반회사로 금융기관 인허가대상이 아니며 여신전문기관도 아니다.
일부 파이낸스사들은 예금을 받지못하도록 돼있어 이를 교묘하게 피해 불특정다수에게 돈을 모집하고 있다. 가입자를 주주로 등록시키고 「차입증서」를 발급하고 돈을 받거나 임직원을 통해 돈을 받은 후 장부상에 「가수금」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결과, 41개 업체의 손익상황이 절반이상(41개중 21개) 자본잠식상태였다. 98년이후 12개업체가 부도 또는 대표의 자금유용·도피등으로 파산했다. 자본금도 5억원이하의 영세업체가 대부분이다. 물론 금융기관의 자회사로 자본금이 100억원이상의 대형업체도 상당수있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