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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해방군 종이호랑이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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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해방군 종이호랑이 전락?

입력
1999.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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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고연방군과 격전을 벌여온 코소보주 알바니아계의 유일한 「지상군」코소보해방군(KLA)의 전력에 적신호가 들어왔다.제이미 셰이 나토 대변인이 『잿더미에서 비상하는 불사조』라며 용맹성을 평가했던 KLA이지만, 전쟁의 장기화로 훈련된 전투요원들이 급격히 줄어듬에 따라 전투수행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난민과 부상자 급증으로 이들을 육로나 헬기로 이송하는 비전투적 활동에서도 전력낭비가 상당하다.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최신호에 따르면 KLA 전체 병력 2만여명 중 대부분이 알바니아로 철수하고 불과 4,000여명만 코소보내 3개 소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이 잡지는 KLA를 패퇴시켰다는 세르비아측의 주장은 사실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 세르비아 감정에 불타는 젊은이들이 KLA로 몰려들고 있으나 중무장한 세르비아 정규군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 전장의 현실이다.

KLA가 군사지도자를 크로아티아 장성 출신의 아짐 세쿠로 교체한 것도 이같은 전력약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독일 본에 체류중인 온건파 지도자 이브라힘 루고바가 17일 KLA 주도의 망명정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 전 알바니아계의 대동단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소보민주동맹(DLK)을 이끌고 있는 온건파 루고바는 하심 타치(29) 주도로 구성된 현 「KLA 정부」가 적법하지 않다면서 「공습 효과론」을 인정하는 등 KLA의 군사 노선과는 거리를 둬왔다.

KLA의 악전고투는 미국과 나토가 이들로부터 현지의 인간정보(Humint)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지원을 꺼리는 탓이다. 유엔의 유고내 무기 금수 조치가 아직 유효한데다 나토가 KLA에 직접 군사지원을 할 경우 러시아의 대 세르비아 지원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알바니아계 외에는 아무도 KLA가 코소보 사태 해결의 주도권을 쥐는 것을 바라지 않는 발칸의 역학 관계에 있다. 종전 이후를 염두에 둘 때 미·러와 나토는 KLA가 견지하고 있는 대 알바니아주의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유고 인근 마케도니아 북부의 알바니아계 주민과 알바니아 국민이 KLA의 민족주의에 합류라도 할 경우 발칸반도 분쟁은 유고 한 지역을 넘어 다전장할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93년 결성된 KLA는 온건파인 루고바의 DLK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주민들의 자발적 세금납무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알바니아에서 기관총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밀수해 항전장비를 확보해 왔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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