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196㎝ 138㎏·현대)과 김영현(217㎝ 156㎏·LG증권). 싫으나 좋으나 올시즌내내 부딪쳐야할 모래판의 「양대 산맥」이다.23세 동갑내기인 이들의 대결이 이제 2라운드로 돌입한다. 올해 두번째 정규대회인 삼척장사씨름대회(21∼24일)는 특히 이태현의 정상지키기와 김영현의 명예회복이 잠복해 있는 치열한 정중동의 한마당이다.
이태현은 4월 합천장사대회서 김영현을 거푸 넘어뜨리고 백두장사와 지역장사를 동시에 거머진 기세를 유지, 이번 대회를 통해 확고한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시즌 출발부터 자존심이 구겨진 김영현은 지난 한해 「지존」으로 군림했던 명예를 되찾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그렇다면 삼척장사씨름대회의 「꽃가마」는 누가 탈 것인가.
일단 외형적으로는 김영현이 임자가 될 공산이 높다. 동계훈련의 부족으로 합천대회에서 힘없이 무너졌던 김영현은 그동안 절치부심, 약점이었던 체력보강을 충실히 이뤘다. 이번 대회의 대진운 또한 좋은 편.
김영현이 속한 A조에는 강호들이 거의 없어 체력비축에 유리한 입장이다. 16강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백승일(삼익파이낸스)-김정필(현대)의 승자만 조심하면 결승진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태현은 합천대회 결승에서 당한 오른쪽 팔꿈치 탈골과 인대부상으로 그동안 훈련을 전혀 못한 상태다. 10일에야 비로소 3주동안 하고있던 깁스를 풀었다. 17일과 18일 이틀간 샅바감각을 찾는 연습이 고작.
더욱이 이태현이 배치된 B조에는 강호들이 대거 포진, 엎친데 덮친 격이다. 1회전에서 격돌하는 윤석찬(현대)-염원준(태백건설)의 승자와 8강전에서 만나야 하고, 이 고개를 넘으면 신봉민 황규연(이상 현대) 김경수(LG증권)중의 승자와 준결승전에서 또한번 힘을 빼야 한다.
현대 박진태감독은 『이태현에 대해서는 일단 21일 단체전의 경기내용을 보고 총력전을 펼 것인지 다음을 기약할 것인지를 결정할 생각이다』고 언급하면서도 『이태현이 합천대회 이후 완전히 자신감을 가진 만큼 쉽게 무너지기야 하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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