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적대관계이던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정상회담을 갖고, 쿠웨이트와 예멘이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중동 회교권에 화해 무드가 한창이다.이란의 개혁·개방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이란 국가원수로는 20년만에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 중이다.
79년 이란혁명 이후 회교 시아파의 맹주이자 반 미·반 서방 노선을 걸어온 이란과 수니파의 맹주이자 친 미·친 서방의 맏형격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늘 긴장관계였다.
15일 사우디 아라비아에 도착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파드 국왕과 회담을 가진 데 이어 16일에는 압둘라 왕세자와 만났고 성지 메카도 방문했다. 그는 18일 시아파 거주지역인 알 카티프를 찾은 뒤 카타르로 떠날 예정이다.
파드 국왕은 회담 후 『양국 국민과 회교권의 이익을 위한 관계 개선 및 강화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유가 회복을 위한 최근의 감산 합의를 모든 산유국이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와 예멘도 걸프전 이후 단절돼온 외교관계를 16일 재개했다. 쿠웨이트는 91년 자국을 침공한 이라크를 예멘이 지지하자 예멘과 단교했었다.
압델 카데르 바자말 예멘 외무장관은 쿠웨이트시티의 예멘 대사관 재개 기념행사에서 『대사관 개설은 아랍 화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도 양국이 수년간의 긴장관계를 청산하고 정상적 관계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리비아도 로커비 사건 용의자를 국제법정에 인도하는 등 서방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아랍권의 화해 무드와 새로운 관계 설정은 총선 뒤 새로 출범할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짓는다면 가장 획기적인 이정표를 돌아서게 된다.
/신윤석기자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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