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19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80년 당시 희생된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각종 기념행사가 열렸다.80년 이후 처음으로 5·18피해자와 가해자의 만남이 이뤄지는 등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7시 광주 동구 광산동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는 시민 학생 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야제가 열려 추모열기를 고조시켰다.
경북도립국악단 60여명의 5월추모곡 「임을 위한 행진곡」과 대구 팝스오케스트라의 「오월의 노래」로 막이 오른 전야제 행사는 5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시 낭송과 김자연무용단의 진혼무(鎭魂舞) 「넋이여 이제 고이 잠드소서」 공연, 5·18상황 비디오상영, 새천년을 위한 메시지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5·18유족회는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5·18묘지 추모탑 앞에서 유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었다. 또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는 오월마당극 「일어나는 사람들」 공연과 5·18사진전이 개최됐다.
5·18묘지에는 참배객들의 추모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80년 당시 광주상황을 담은 비디오 상영과 광주시민들이 5·18을 공개증언하는 「5·18을 말한다」 행사가 열렸다.
이날 5·18묘지에서 망월동 옛 묘역까지 1㎞ 남짓한 도로변에 걸린 영혼오색띠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다. 광주, 광주사람들이 좋다. 모든 분이 편히 잠들었으면…』등 영남지역 참배객들의 추모글이 곳곳에 걸려 동서화합 분위기를 반영했다.
또 80년 당시 보안사 4인방의 한 사람이었던 권정달(權正達·당시 정보처장) 국민회의 부총재가 5공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6일 5·18묘지를 참배, 눈길을 끌었다.
한편 18일 오전 10시 5·18묘지에서는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와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 박상천(朴相千) 법무장관, 이해찬(李海瓚) 교육부장관, 고재유(高在維) 광주시장, 유족,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19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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