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대한화재컵 결승 -16일 무명 GK 한상수의 승부차기 선방으로 현대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 부산대우 이차만감독의 뇌리에 한달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대우는 지난달 10일 수원에서 벌어진 삼성전서 0-4의 대패를 당했다. 이차만감독의 축구인생 20여년만에 좀처럼 보기힘든 참패였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 다름아니라 19일 대한화재컵 패권을 놓고 삼성과 결승 1차전을 벌일 이차만감독의 혼잣소리다. 알고보면 지난달의 대패도 수비의 핵 김주성과 정재권 뚜레 등 주전 4~5명의 부상으로 인한 「잊고 싶은」 참패였다.
그러니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천신만고끝에 결승에 올랐지만 마냥 즐거울수만은 없었던 것. 16일 4강전에서 한상수 임중용 권해창 등 무명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용병술로 승리를 따낸 이차만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며 이를 악물고 있다.
대우의 처지는 한달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톱 마니치와 안정환이 퇴장, 1차전에 결장하게 돼 「차,포」를 떼고 최강 삼성과 맞서야 할 판이다. 더욱이 수비수 이장관과 김현수가 줄줄이 부상이어서 베스트 11도 구성하기 어려울정도의 부상병동이다.
1차전은 팀 공격력의 80%를 차지하는 안정환-마니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대우는 노장 김주성이 이끄는 수비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고, 공격라인은 4강전에서 골을 잡아낸 우성용과 권해창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차만감독은 1차전에서는 「선수비 후공격」의 안정적인 경기를 치른뒤 마니치와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는 23일 부산 홈경기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반해 최강 삼성의 결승행은 개막때부터 예견됐던 일. 삼성은 조별리그 초반 결장했던 고종수 데니스 등이 속속 복귀, 흠잡을데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낙관하고 있다.
올시즌 삼성은 샤샤 비탈리의 최강투톱에 월드컵대표출신의 신홍기 이기형 박건하 고종수 등 초호화멤버로 무장, 전관왕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회복세인 고종수와 데니스가 미드필드에서 공격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서정원은 측면돌파로 샤샤와 비탈리의 골사냥을 지원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대우 이차만감독이 「응급처방」의 약효에 은근히 기대를 거는데 반해 삼성 김호감독은 「침착하게만 하라」며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종착역은 「우승」일수 밖에 없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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