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가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 지명자의 임기 첫 화두로 떠올랐다.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폭은 0.7%. 1, 2월의 0.1% 포인트, 3월의 0.2% 포인트는 물론, 90년 10월 이후 한달간 최대 상승폭이다.
18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조작위원회 역시 인플레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 여부가 주요 안건이다. 일단 최근의 불안한 물가동향에도 불구하고 FRB가 금리를 당장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세계경제가 안정국면에 들어서고 있고, 또 최근의 인플레가 원유가 폭등 등 「부수적」 요인에 자극받은 성격이 짙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RB가 인플레를 경기과열로 연결시켜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를 가능성있는 징후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따라서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할 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실물시장에는 인플레에 영향받은 불안한 투자심리가 상당히 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게 지표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미 채권시장은 인플레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 심리로 수익률(채권금리)이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말 5.0% 대 이하로 떨어졌던 수익률이 올해들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주(14일)에는 5.92%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6% 대 돌파를 시간문제로 점치는 분위기다. 문제는 채권값 폭락에도 불구,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채권값의 장기전망이 그만큼 불투명하고, 또 하락세가 계속되리라는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라이트 투자 서비스의 채권딜러 짐 필스는 『이 정도의 급락이라면 과거에는 채권매입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매입을 두려워하고 있다』 고 말했다.
FRB는 10일 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3억300만달러에 달하는 인플레 연계 채권을 매입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처음인 FRB의 채권매입은 채권 폭락을 막기 위한, 말하자면 「채권부양책」인 셈이다.
뉴욕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118 포인트 떨어진 채 한 주를 마감했다. 인플레 자체보다 인플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한 정서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지금 미 경제의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황유석기자 hwang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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