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중 절반은 아들,딸 구별없이 능력있는 자식이 부모를 모시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들이 가정때문에 어렵사리 얻은 일자리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통계청의 「98년 사회통계조사」결과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겪으면서 가족관계등에 대한 국민들의 가치관이 크게 변화했음을 분명히 하고있다.
◇5년전보다 후퇴한 생활여건. 주머니 사정은 더욱 쪼그라들고 구조조정과 실직 등으로 출퇴근길 마음도 무거워졌다. 생활경제는 45.6%가, 직장생활은 41.2%가 5년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다행히 사회보장제도와 보건의료서비스가 나아졌다는 응답이 적지않았다.
◇능력있는 자식이 부모 모시면 된다. 아들,딸 구별없이 능력있는 자식이 부모를 모시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노부모 봉양책임에 대해 절반가량(45.5%)이 능력있는 자녀가 모셔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장남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2.4%에 불과했다. 실제 동거형태 조사에서도 함께 살고 있는 자녀중 장남(30.8%)은 94년(36.3%)에 비해 준 반면, 장남외 아들(19.4%)·딸(4.3%)은 각각 4.3%포인트, 0.8%포인트 늘었다.
◇여성이 가정때문에 일 포기해선 안된다. 여성도 가정을 가진 후 계속 일해야 한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95년(2위), 91년(5위)과 비교하면 여성취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가정에만 전념해야한다는 의견은 91년 3위, 95년 4위, 98년 5위로 계속 떨어졌다. 여성취업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인식이 변한 것도 있지만, IMF로 여성이 대거 취업전선에 나선 현실이 결국 의식을 변화시킨 계기였다는 것이 통계청의 풀이다.
◇좋은 직업은 장래성이나 수입보다는 안정성. IMF가 직업관도 바꾸어놓은 것이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장래성이 직업선택의 기준이었지만 경제가 어렵고 실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릴 때면 벌이나 전망보다는 안정성을 우선 고려해 직업을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가사는 주부몫. 맞벌이부부중 절반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남편이 가계를 꾸리는 가정은 부인이 가사를 전담해야 한다는 의견(90.6%)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여성에게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만 조사한 결과 맞벌이부부든 아니든 열 가정중 아홉가정은 부인이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명중 한명, 이혼할 수 있다는 의견. 이혼할 수 있다는 의견이 37.7%로 나타났다. 이중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은 상당수(65.6%) 절대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현재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세명중 한명, 미혼자들은 절반이 이혼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혼한 사람 세명중 한명은 그래도 이혼만은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