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해운산업의 산증인이며 문화재 수집가인 원로경제인 남궁 련(南宮 鍊·83)씨가 국보급 가치가 있는 고구려 불상 한 점을 14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남궁씨는 6세기께 고구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금동여래좌상(높이 8.8㎝)을 이날 정양모(鄭良謨)관장에게 전달하면서 『새로 세워질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궁씨는 46년 경기 벽제 토목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이 불상을 문화재 전문가를 통해 소개받아 구입, 지금까지 소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고려 초기(10세기 무렵) 전남 강진에서 만들어진 청자대접을 97년 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정관장은 『불상은 보존상태가 좋은데다 여태껏 발견된 고구려 불상이 5개 뿐이어서 더욱 귀중하다』며 『국보 119호인 고구려 불상 연가칠년명(延嘉七年銘)금동여래입상(539년 제작)만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불상은 79년 「한국미술 2000년」 일본전시와 79, 83년 미국과 유럽에서 열렸던 「한국미술 5000년 전」에 출품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남궁씨는 서울 성북동 개인 전시관에 50년 넘게 모아온 토기, 불상, 도자기, 서예, 회화 등 7개 분야의 유물 수백 점을 정리해 올해 안에 유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남궁씨는 극동해운사장으로 오래 있으면서 60년대 국내 10대 그룹의 하나이던 극동그룹을 이끌었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신인 경제인협회 부회장을 지낸 경제계 원로다. 62년말과 63년초 잠시 동안 한국일보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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